27일(현지시각)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동 정세 악화의 영향으로 급등한 지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예멘에서 이란으로 옮겨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5% 내린 배럴당 48.87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5.17% 하락한 배럴당 56.13달러에 거래됐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고 있지만,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꺾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습이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예멘 공습이 세계 원유 공급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예멘의 원유 수출량이 적다”고 했다. 작년 기준 예멘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4만5000배럴이다.

오히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으로 과잉 공급 상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번 핵 협상으로 서구권 국가들의 규제가 줄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증가할 수 있다. 실제로 2012년 하루 평균 250만배럴씩 원유를 수출하던 이란은 미국 주도의 핵 제재로 하루 평균 100만배럴로 수출이 제한되고 있다. 현재 이란에는 총 3000만배럴가 원유를 저장돼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 러시아 등 6개국과 이란은 스위스 로잔에서 핵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의 필립 해몬드 외무부 장관은 협상 타결에 대한 질문에 “절반 이상 다다랐다"고 했다. 프랑스의 로렌 파비우스 외무부 장관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협상 만료 시한은 31일이다.

올리비에 제이콥 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이란과 미국의 정치적 협상이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원유 시장의 리스크”라며 “예멘의 밥 엘-만뎁 해협 폐쇄보다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 원유 시추기 수는 전주보다 12기 감소한 813기를 기록했다고 베이커휴즈사가 발표했다. 이전 2주 동안 가동 중인 시추기 수가 각각 41기, 56기씩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다.

한편 한 주 동안 WTI 가격은 7%, 브렌트유 가격은 4%씩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