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를 겨눈 검찰의 칼날이 매섭습니다. 검찰은 연일 포스코 해외 지사 책임자를 소환하고, 국내 협력사를 압수수색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정준양 전 회장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검찰이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는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에 흡수합병) 인수 과정이나 베트남 지사 비자금 조성 역시 정 회장 임기 당시 벌어진 일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1600억원 규모 인수합병과 백억원대 비자금 조성에 정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 정부 이명박 당시 대통령 사람으로 꼽혔던 정준양 전 회장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 선임부터 매끄럽지 못했던 정준양 회장

정준양 전 회장이 포스코 CEO(최고경영자)로 선임된 건 지난 2009년 2월입니다. 정 전 회장은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이었지요. 그는 강력한 경쟁자였던 윤석만 전 포스코 사장을 누르고 차기 회장으로 낙점됐습니다.

서울 삼성동 포스코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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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포스코 회장에 올랐지만, 구설수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전임 이구택 회장의 급작스런 사임 때부터 이는 감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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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09년 1월, 당시 유력한 포스코 회장 후보였던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정 회장을 포스코 회장으로 낙점하기 위해 경쟁 후보를 견제했다는 정황입니다.

[단독] 박영준이 2009년 포스코 회장으로 밀던 정준양(現 회장)의 경쟁자, 윤석만 당시 포스코사장도 사찰당했다 <2012년 5월 12일>

◆ 사업 외연 확장이 오히려 ‘독’

포스코 회장 자리에 오른 정준양 회장은 사업 외연의 확장를 공언했습니다. 철강 경기가 부침이 크고, 공급 과잉이 심해지자 철강 외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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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 성진지오텍, 포스코엘이디, 대창알텍 등은 모두 정준양 회장 재임 기간 새 식구가 된 회사들입니다. 덕분에 포스코 계열사는 2008년 12월 35개에서 2011년 12월 70개까지 늘었습니다.

인수한 회사들이 자리를 잡았다면 지금 쯤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리겠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정 회장이 인수하거나 새로 만든 회사들의 성적표는 참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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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진지오텍 특혜 인수가 발목 잡아

특히 정 전 회장의 발목을 잡은 건 특혜 인수 논란이 불거진 성진지오텍입니다. 부채 투성이던 이 회사를 포스코는 1600억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했죠. 인수 이후 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투입한 현금만 5000억원에 육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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