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택 넥슨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가 27일 열린 엔씨소프트의 주주총회가 끝난 후 이야기하고 있다.

27일 열린 엔씨소프트(036570)(NC소프트)의 주주총회에서 올 초 경영 참가를 선언했던 최대주주 넥슨이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면서 엔씨소프트 주총은 무난하게 끝났다.

하지만 넥슨 측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상호 지분 투자에 우려를 표하며 투자 결정 과정에 대한 자료 등을 요구해 장기전을 예고했다. 또 일부 개인주주들이 주총장에서 엔씨소프트의 최근 경영 상황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면서 넥슨은 경영 참여 선언의 명분을 얻었다.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지하 1층에서 열린 엔씨소프트의 제18기 정기주주총회에는 넥슨 측에서 넥슨코리아의 한경택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정욱 전무, 정성모 전무 등이 참석했다.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올라오자 김정욱 전무는 주총 의장인 김택진 대표에게 발언권을 얻어 넥슨의 입장과 요구 사항을 밝혔다.

김 전무는 "담백하게 말하면 넥슨도 최근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와의 상호 지분 투자의 적정성과 엔씨소프트 기업 활동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넷마블과의 지분 교환(상호 지분 투자를 의미)이 진지한 검토 후 이뤄진 것인지, 엔씨소프트의 기업 가치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또 "많은 언론에서 지적하듯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매각이 (김택진 대표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며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에 IP(지적재산권)를 독점 제공하면서도 넷마블의 주식 가치를 과도하게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무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과의 상호 지분 투자 결정 과정에 대해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또 앞으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협업 진행 과정과 성과를 적절한 시점에 주주와 시장에 정기적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7일 열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택진 대표는 넥슨을 훌륭한 주주 중 한 곳으로 꼽으며 "넷마블에 대해 시장에서 여러 시각이 있지만 일일이 그것에 대해 답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는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저희가 결정했었던 배경에 대한 설명이며 주주의 질문에 대해 '이게 답입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이런 수많은 주주의 의문에 대해서 답은 결국에는 수많은 말보다 결과만으로 드릴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기회를 십분 활용해서 주주의 가치가 제고될 수 있도록, 회사의 노력이 결과를 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넥슨 측 입장을 밝힌 김 전무는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지난달 넥슨 해외법인에서 넥슨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넥슨이 김 전무를 공식석상에 내세운 것은 앞으로 엔씨소프트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넥슨에 유리하게 여론을 이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경택 넥슨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가 27일 열린 엔씨소프트의 주주총회가 끝난 후 이야기하고 있다.

주총이 끝난 후 한경택 넥슨코리아 CFO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경영진이 여러 채널을 통해 접촉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에 대한) 추가 제안이 없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추가 제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기존 제안 중심으로 우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에 대해 한 CFO는 "현재 전혀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 CFO는 "이번 주총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발언할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소액주주들이 나서서 많은 얘기를 했기 때문에 (굳이) 넥슨이 많은 발언을 할 필요가 없었다"며 "(김택진 대표의 답변은) 예상한 답변이고 내부적으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