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재테크 상품 찾기 위한 중간다리
은행들 최대 2.5% 금리까지 주며 은퇴 고객 유치 사활

30년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정모씨는 매달 300만원이 넘는 공무원연금을 받게 됐다. 정씨는 이 중 절반은 아내와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 150만원을 투자할 만한 금융상품을 찾고 있다. 마땅한 상품을 찾지 못한 정씨는 "일단 이 자금을 은행 연금 전용 수시입출금 통장에 넣어두고 시기나 투자처를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달 100만~300만원의 연금을 받는 은퇴자들이 연금 수령 전용 수시입출금 통장으로 몰리고 있다. 일반적인 수시입출금 통장은 연 0.1~1% 수준의 쥐꼬리만한 이자가 붙지만, 이 상품은 연금을 매달 이체만 해도 연 2%대 금리를 보장한다.

은행들도 이런 수요를 간파하고 연금 전용 통장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진우 국민은행 수신상품부 팀장은 "앞으로 4~5년간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대거 은퇴를 앞둔 만큼 이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은퇴자들이 연금 수령 후 일부 자금을 재테크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예·적금 상품과 패키지화해서 판매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각 은행 제공, 그래픽=박종규

국민은행은 지난 25일 연금 수령 전용 수시입출금 통장인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통장'을 내놨다. 경쟁 은행들이 이미 최대 100만좌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유치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대신 연금 수령 건수에 따라 최고 금리 연 2.5%를 주도록 상품을 설계해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도를 높였다. 3개월간 연금 수령 건수가 1건만 있어도 연 1.5% 금리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일찌감치 연금 수령 전용 통장을 출시해 가입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작년 4월 선보인 신한은행의 '미래설계통장'은 25일 기준으로 가입자가 98만명을 넘어섰다. 두 가지 이상의 연금을 수령하도록 지정할 경우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금리가 2.25%에 달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하나은행의 '행복 노하우(Knowhow)통장'의 가입자는 57만명 수준이다. 매월 연금 이체 시 기본금리 연 1.7%를 주고, 하나카드로 매달 30만원 이상 쓰면 금리를 0.3% 얹어줘 최고 연 2% 금리를 챙길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청춘100세통장'도 연금 이체 실적이 있고 잔액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 연 2%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자는 15만5000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