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앰브리지 지음|정명진 옮김|부글북스|336쪽|1만6000원

별자리를 알면 그 사람의 성격도 알 수 있을까? 점성가들은 말한다. 황소자리(4월21일~5월21일) 사람들의 성격은 온화하고 느긋하며, 처녀자리(8월24일~9월23일) 사람들은 순수하고 예술적인 감수성의 소유자라고.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태어난 계절이 육체·심리적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태어난 달은 아무 상관없다"고 말한다. 설명이 과학적이다. 그에 따르면 4월에 태어난 아기들은 10월생보다 키가 클 확률이 높다. 신체 발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후 3개월째에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자에게 '별자리'란 성격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신화일 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제력이 뛰어난 것 같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많고 불안해한다'와 같은 별자리 해석은 전체 인구의 약 85%에 해당될 수 있는 말이라고 밝힌다. 점성사들이 애매한 문장을 많이 나열할수록 사람들은 '저건 내 얘기'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류의 인간 심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접근법은 철저히 과학이다. 혼자서 가볍게 풀어볼 수 있는 '심리 테스트'부터, 정책 결정권자들의 딜레마, 범죄 심리학 같은 응용 분야까지 폭 넓게 다뤘다. 대신 아주 깊게 들어가지는 않는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친절하다는 것이다. 심리 테스트의 경우에도 독자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항들을 소개해 놨다. 직접 개를 그리게 한다든지, 여러 사진을 제시하고 가장 호감이 가는 사진을 고르라고 하는 식이다. 그 뒤에는 심리 테스트 결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따른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도 대부분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것들이다. “현 시대 사람들이 과거 19세기 사람들보다 더 똑똑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과거보다 뇌 반응 속도가 더 느려졌는데, 이는 과거보다 사람들의 지능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또 화장실에서 휴지를 어떻게 걸어놓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리 해석된다는 내용도 있다. 화장지의 끝 부분이 벽에서 먼 쪽에 거는 사람일수록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통계를 제시한다.

심리학과 크게 상관없는 내용도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다. 인터넷에서 만난 커플이 결혼할 확률은 기혼자의 3분의 1에 이를 정도로 많다거나, 이혼률도 크게 높지 않다는 통계가 대표적이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고 즐기기에 적합한 책이다. 심리학 책을 이미 많이 섭렵했거나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보다는, 초심자가 읽고 배우기에 좋다.

다만, 책을 앞에서부터 순서에 따라 읽기 좋아하는 독자들로서는 주제들이 다소 산만하게 전개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벼운 심리 테스트가 나온 뒤에 무거운 사회과학이 따라 나오는 방식도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