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경기도 광명시 가구거리에 있는 현대리바트 광명점은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에이스침대 광명점은 32% 급증했고 한샘인테리어 광명점도 10% 늘었다. 이 업체들의 매출이 올라간 것은 가구거리에서 7㎞ 떨어진 곳에 들어선 이케아 광명점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한샘 강승수 사장은 "광명점 매장을 찾는 고객의 70%는 이케아를 거쳤다 온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케아에서 살 만한 가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인근 광명 가구거리를 찾으면서 이른바 '이케아 집객(集客)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27일 세계 1위 가구업체 이케아가 국내 1호 매장인 경기 광명점을 낸 지 100일을 맞는다. 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누적 220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2만2000여명이 방문한 셈이다. 당초에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케아 진출로 국내 가구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광명 지역에 있는 국내 대형 가구업체 매장들은 오히려 매출이 올라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위치에 있더라도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가구업체들은 매출이 줄었다는 곳이 많았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서비스·내구성으로 승부

현대리바트는 20~30대 예비부부와 이사를 가는 40대 부부 등에게 집 안 전체를 꾸미기에 적당한 '패키지' 상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전체에 들일 가구를 사려면 한 번에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케아에서는 이 정도 금액을 들여 구매할 정도로 내구성과 마감(사포질 등 마무리 작업)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 실제로 한 40대 부부는 "이케아 가구 소재가 두껍지 않아 거실용 조명 제품만 사고 이리로 왔다"고 밝혔다.

이달 20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에 있는 '광명가구거리' 모습. 이케아 광명점 개장 100일이 가까워지면서 '광명가구거리'는 이케아 방문 손님들이 흘러 들어오면서 매출이 20~30% 증가하는 등 '이케아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단단하고 오래 쓸 수 있는 매트리스'를 이케아와 경쟁할 포인트로 잡았다. 이케아에 들렀다 온 소비자들이 "매트리스 탄력과 반발력이 부족하고 특히 옆쪽이 취약해 가장자리에 앉으면 푹 꺼지는 경우가 많더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에이스침대는 광명점에 본사 교육을 이수한 판매 사원을 집중 배치하고 신제품 매트리스 진열을 확대했다. 에이스침대 광명점 신현모 부장은 "소비자들에게 매트리스에 대한 궁금증을 낱낱이 해소해주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케아에 없는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대처한 곳도 있다. 50~60대 중장년층의 경우 무거운 가구를 차에 실어가서 직접 조립까지 해야 하는 이케아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다.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매장 직원이 소비자 옆에서 문의사항을 일일이 설명해 준다. 배송과 설치 서비스도 대부분 무료다. 이케아는 배송비가 광명을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는 2만9000원,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8만9000원을 받는다. 한샘 최양하 회장은 "가구는 설치가 전체 판매 과정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배송과 설치는 전문 자회사에서 직접 담당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중소업체는 이케아 집객 효과 못 누려

광명시 중소 업체들은 이케아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 1월 광명시의 가구와 생활용품 소매업체 200여곳을 조사한 결과 이케아 진출 이후 매출이 떨어진 경우가 55%였다. 나머지 45%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이케아 매장 오픈에 별다른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응답자의 80%는 이케아 진출에 따른 대응 방안이 '특별히 없다'고 답했다.

중소 가구업체들이 '이케아 집객 효과'를 누리지 못한 첫째 이유는 이케아에서 원하는 가구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다양한 제품을 갖추지 못한 점이다. 광명가구조합 이상봉 이사장은 "매장이 작은 영세 업체가 많아 고객들이 이케아나 대형 업체들처럼 다양한 제품을 찾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근 지하철역이나 버스에 대대적으로 매장을 알리는 작업을 한 대형 업체들과 달리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도 한 가지 이유다. 먼 지역에서 온 소비자들은 그곳에 가구 매장이 밀집해 있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이상봉 이사장은 "영세한 가구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거꾸로 맞춤형 주문 가구 등으로 고급화하며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가구거리 축제와 같은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곳을 알리는 활동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