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셔 왕 HTC 창업자. /블룸버그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의 셔 왕 창업자가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다. 최근 3년간 세계 시장 점유율이 2% 이하로 줄어드는 등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HTC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셔 왕 창업자가 피터 초우 최고경영자(CEO)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왕 신임 CEO는 회장직도 겸직하게 된다. 피터 초우는 HTC의 이노베이션 랩을 이끌게 된다.

왕 CEO는 "HTC의 기술 혁신을 강조할 것"이라며 "이번 인사는 초우 CEO와 함께 의견을 모아 진행됐다"고 말했다.

HTC의 경영진 교체는 실적 부진에 대처하기 위한 극약처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의 창업자가 직접 체질개선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다.

HTC는 2011년까지만 해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에게 밀렸고, 저가 시장에선 중국 토종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이 1%로 줄어들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초우 전 CEO의 경영방침에 불만을 품은 임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초우 전 CEO는 완벽을 추구하는 엔지니어"라며 "이 때문에 요구사항이 지나치게 많다는 내부 불만이 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마케팅 총괄부터 엔지니어링, 경영지원 총괄 등 고위 임원들이 최근 2년간 회사를 잇달아 떠난 이유기도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