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 최근 가장 주력하는 친환경차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다. PHEV는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결합,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충전된 배터리가 방전되면 내연기관을 사용해 구동하기에 전기차처럼 충전거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충전소만 있으면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

독일 럭셔리카 3인방으로 불리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는 저마다 PHEV 모델 출시에 열을 올리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중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 S클래스에서 처음으로 PHEV 모델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는 C클래스에서도 PHEV를 내놓았다.

S클래스의 PHEV 모델 ‘S500 PHEV’는 연내 한국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다. C클래스의 PHEV인 C350e는 PHEV로 나오는 BMW 3시리즈와 올 뉴 아우디 A4를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PHEV에 ‘e’라는 모델명을 붙였으며, 오는 2017년까지 총 10종의 PHEV를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친환경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BMW, 아우디의 공격을 막아내고 PHEV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까. 22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를 찍고 돌아오는 154㎞ 구간을 주행하면서 그 가능성을 점쳐봤다.

◆ 도심에선 ‘정숙’...’고속도로 위에선 ‘스포츠카’로 돌변

C350e의 시동을 처음 걸었을 때 순간 귀를 의심했다. 엔진이 동작할 때 나오는 소리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차가 신호로 멈춰있을 때나 오르막길에서 정지할 때도 엔진음은 들을 수가 없다. 이는 정체 상황이나 저속으로 운전할 때 전기로 구동하는 PHEV의 특징 때문이다.

C350e는 순수 전기 주행거리가 31㎞인데, 주행 도중 수시로 배터리를 통해 자체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 주행시 최고속도는 시속 130㎞다.

도심 구간을 지나 고속도로 위에서 시속 100㎞ 이상으로 달려봤다. C350e는 크게 다섯가지 드라이빙 모드와 네가지 운행 모드를 갖췄다.

드라이빙 모드는 평상시엔 ‘컴포트(Comfort)’로 놓고 달리지만 스포츠카 느낌을 내고 싶을땐 ‘스포트(Sport)’나 ‘스포트 플러스(Sport+)’로 설정을 바꾸면 된다.

스포트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눌러봤다 강한 추진력으로 앞으로 튀어나가는 느낌은 스포츠카의 가속페달을 꾹 밟았을 때 느낌과 비슷했다. 오르막길에서도 시속 100㎞까지 순식간에 도달한다. 자동 7단 변속기 ‘7G-트로닉 플러스’는 1단에서 7단까지 빠르고 부드럽게 기어를 변경한다.

◆ 햅틱 액셀레이터 페달이 연비 잡아줘...실제 연비 기대 못미쳐

C350e가 자랑하는 기능 중에는 ‘햅틱 액셀레이터 페달’이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시속 90㎞ 속도로 달리는 앞차와의 간격은 좁혀지면서 내 차가 시속 100㎞를 넘어 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순간 액셀레이터가 ‘톡톡’ 튄다.

이는 마치 겨울철 정전기를 느낄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햅틱이 오는 순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동력 없이 주행이 가능해진다 . 메르세데스 벤츠측은 불필요한 연료주입으로 연비가 떨어지는데, 이를 막기 위해 이 같은 기능을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햅틱을 느끼는 순간은 E-모드(전기 모터로만 구동)나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전기모터의 한계치에 접근하는 시점이다.

4기통의 2000cc급 엔진을 쓰는 C350e는 최고 시스템 출력이 279마력에 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9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회사측은 C350e의 복합연비를 100㎞당 2.1리터(L)라고 했다. 유럽기준으로 L당 40㎞ 후반대다.

하지만 3시간 5분 동안 평균 시속 50㎞로 달린 결과, 복합연비는 100㎞당 7.5L(L당 13.33㎞)에 불과했다. 물론 154㎞의 주행구간에는 도심·주택가와 같은 저속구간이나 산속 급커브길을 장시간 지났다. 커브길의 경우 최대 속력이 시속 30㎞ 미만인 곳도 있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주행조건도 연비를 깎아먹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연비는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154㎞의 주행중 58㎞는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모터로만 구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은 최적의 연비를 위해서는 에코모드로 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C350e는 이번달 독일에 5만961유로(약 6130만원)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한국 출시는 아직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