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연구·개발(R&D)이 활발하고 성과도 좋은 나라로 꼽힌다. 독일 공공 R&D의 대표적인 주역이 국내외에서 67개의 연구소를 운영하는 '프라운호퍼 재단'이다.
1992년 프라운호퍼 음향연구소가 개발한 오디오 압축 기술 'MP3'는 지금까지도 연평균 1억유로(약 1208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재단에 가져다주고 있다. 실시간 동영상 재생(스트리밍 비디오), 동영상 압축(AAC 비디오 코딩), 재생 타이어 등 산업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핵심 기술도 프라운호퍼 연구소에서 개발됐다.
독일 서부 도시 자르브뤼켄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재단 산하 비파괴평가연구소의 지그프라이트 크라우스 소장은 "프라운호퍼는 돈과 부가가치에 모든 연구의 목표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예산 대부분을 정부에서 지원받는 것과 달리, 프라운호퍼 연구소들은 전체 예산의 3분의 1만 연방정부·주정부·재단본부에서 받는다. 나머지 예산 3분의 2는 기업 및 공공 부문과의 프로젝트를 통해 각 연구소가 직접 조달해야 한다.
1970년대에 정해진 이런 예산 구성은 '프라운호퍼 재정 원칙'으로 불리며 40여년간 확고하게 지켜지고 있다. 충분한 예산을 조달하지 못하거나, 더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아예 연구소를 폐쇄하는 경우도 있다. 프라운호퍼 재단의 데니제 카스케 국제협력실장은 "현재 재단 산하 연구소들이 기업과 진행하는 공동 프로젝트가 9000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프라운호퍼 재단에서는 매일 평균 2건씩의 특허가 출원된다. 수치상 실적을 쌓기 위한 '장롱 특허'가 아니다. 시장이 원하는 연구를 하지 못하면 기업이 투자를 할 리가 없다. 가브리에레 칸넨 프라운호퍼 특허지원실장은 "재단이 보유한 산업재산권과 특허는 2013년 기준 6407개에 이르고, 이 중 2800여개가 산업체에 기술 이전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