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얼굴 인식 기술은 출입자를 통제하는 보안 용도로 주로 쓰였다. 집이나 사무실 입구에 기기를 설치하고, 얼굴을 갖다대면 신원을 확인해 문을 열어주는 단순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얼굴 인식이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카메라에 찍힌 얼굴로 성별·연령대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현재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 솔루션은 영상에 찍힌 얼굴을 실시간으로 성별(남·녀)과 연령별 5단계(유아·어린이·청년·중년·노년)로 분석해낸다. 현재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빌딩 지하에 설치된 옥외 광고에 이 솔루션을 시범 적용했다. 이를 통해 어떤 성별과 연령대의 사람이 광고에 노출됐는지 분석하고, 이에 따라 타깃에 적정한 광고를 노출해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독일 지멘스사(社)의 직원들이 3D(3차원) 입체 얼굴 인식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얼굴 인식 활용 분야는 다양하다. 매장마다 발급하는 포인트카드 대신에 얼굴 인식을 통해 고객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을 줄 수 있다. 개인의 얼굴 자체가 '포인트카드'가 되는 것이다. 가게 주인은 오랜만에 찾은 손님도 얼굴 인식으로 과거 방문·구매 기록 등을 곧바로 조회해볼 수 있다. "손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지난번처럼 점심정식 메뉴로 드시겠습니까"와 같이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며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얼굴 영상 분석 기술은 광고뿐 아니라 보안·자동차·의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 강도 침입 등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놀란 표정만으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기술도 국내에서 개발됐다. 바이오 인식 기술 기업 '파이브지티'가 개발한 '지티캅(GTCOP)'이란 얼굴 인식 기기다.

파이브지티 '지티캅'

원리는 간단하다. 위급 상황 시 나타낼 표정을 기기에 미리 등록한 뒤, 유사시에 그와 똑같은 표정을 지으면 된다. 기기는 자동으로 표정을 인식해 매장 내외부의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린다. 동시에 매장 내부 영상과 긴급 신호가 경찰에 전송된다. 강도가 들이닥쳤을 때 굳이 전화기를 들고 112를 누르지 않고 사전에 입력해둔 표정만 지으면 되는 것이다.

오동작 우려에 대해 파이브지티 관계자는 "사람 얼굴에서 4만개의 특징점을 포착해 얼굴을 인식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0.5초 만에 얼굴을 인식하고, 일란성 쌍둥이의 얼굴도 정확히 구분해낼 만큼 정교하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얼굴을 갖다댈 때마다 정보를 꾸준히 업데이트해 살이 찌거나 빠져도 인식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감성적인 부분으로도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엄마가 스마트폰으로 도어록에 '아들, 오늘 고생 많았어, 밥 꼭 챙겨 먹어'라고 음성 메시지를 남기면, 아들이 집에 돌아왔을 때 도어록이 얼굴을 감지해 문을 열면서 동시에 메시지를 들려주는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중국 알리바바는 얼굴 인식을 인증 수단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 방식을 개발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전자통신전시회 '세빗(CeBIT) 2015'에서 얼굴 인식 결제 '스마일 투 페이(Smile To Pay)'를 선보였다. 마윈 회장은 전시장에서 판매 중인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 알리바바의 전자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실행했다. 그리고 구매 버튼을 누르자 스마트폰 카메라가 마윈의 얼굴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미리 등록해둔 얼굴과 동일 인물임이 확인되자 곧바로 결제가 완료됐다.

지문(指紋) 인식을 이용하는 애플의 애플페이나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달리 얼굴 인식을 결제에 적용한 것이다. 마윈 회장은 "얼굴 인식 시스템은 편의성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