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7%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이지만 일본에서는 '아이폰6'를 앞세운 애플(58.7%)은 물론, 소니·샤프 등 일본 업체에도 뒤지는 4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 엣지'를 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출시하며 공을 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일본 삼성이 도쿄 중심지 롯폰기(六本木)에 있는 삼성재팬 사옥 지분을 팔고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한 것도 실적 부진 탓이 크다.
중국 특수(特需) 등에 힘입어 한국 내 최고가(最高價) 주식 반열에 오른 아모레퍼시픽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일본 매출은 2013년보다 4% 정도 줄었고 영업적자까지 냈다. 결국 지난해 말 일본의 매장 4곳을 접었다.
일본 경제가 엔저(円低)와 과감한 양적 완화를 등에 업고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일본 특수(特需)'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 대표 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일(對日) 수출은 4년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일본 관광객의 한국 방문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휴대폰·철강 등 주력 품목 對日 수출, 두 자릿수 감소
한국무역협회는 18일 "지난해 대일 수출액은 전년보다 7.2% 감소한 322억달러로 집계돼 2012년부터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2월까지 수출액은 작년보다 21.4% 정도 줄었다. 특히 철강·휴대폰·반도체 같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의 대일 수출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휴대폰의 일본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4% 가까이 줄었고 철강(21.5%) 반도체(15%)의 감소율도 모두 두 자릿수를 보여 비상등이 켜졌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기업들의 대일 수출이 감소하는 것은 엔저로 한국 제품의 일본 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양국 관계 악화로 한국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탓이 크다"고 말했다.
◇올 2월 訪韓 일본인 관광객 작년보다 25% 급감
관광에서도 일본 경제 회복 효과는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역조(逆調) 현상이 심각하다. 2012년 사상 최대인 342만명을 기록한 일본인 관광객은 이후 매년 20% 정도씩 감소해 지난해에는 217만명에 그쳤다. 2년 만에 120만명 넘게 급감한 것이다. 올 들어 감소세는 더 가팔라져 지난달 일본인 입국자는 작년 2월 대비 25% 정도 줄었다.
반대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후쿠시마 사고 이듬해인 2012년부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276만명으로 국내에 들어온 일본인보다 59만명 정도 많았다. 양국을 다녀간 국민 수가 역전(逆轉)된 것은 2008년 이후 6년 만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로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했다"며 "지금까지는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그나마 내수 경기가 유지되었지만, 이런 흐름이라면 중국인 관광객들도 일본에 뺏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