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전남 여수에 3660만 배럴의 초대형 석유 비축 기지를 조성하려는 '동북아 오일 허브' 프로젝트가 출범 초기부터 흔들리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8일 "동북아 오일 허브 사업에 외국계 최대주주로 참여키로 했던 보팍(Vopak)이 저유가를 이유로 최근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사업 시기를 늦추자면서 사실상 사업 탈퇴를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보팍이 동북아 오일 허브 사업에서 빠지는 것은 행정적 절차만 남았다"고 전했다. 보팍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 1위의 석유·화학제품 저장 업체로 미국·유럽·싱가포르 등 세계 3대 오일 허브 주요 투자자이다.
동북아 오일 허브 프로젝트는 대형 석유 비축 기지를 조성해 석유 현물과 석유 관련 선물파생상품, 보험상품을 거래하는 원유 거래 중심지로 만들려는 구상이다. 하지만 보팍 측은 "저유가 상황에서 사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정부는 애초 이달 말까지 석유공사(51%), 보팍(38%), 에쓰오일(11%) 등을 대주주로 한 울산사업 운영 전담 특수목적법인(KOT)을 정식 출범시킬 방침이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보팍 탈퇴에 대비해 중국 에너지 기업인 시노펙과 25% 안팎 규모의 지분 참여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