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정준양 전 회장 재임 기간(2009년 2월~2014년 3월) 계열사로 편입한 회사 대부분이 부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개 업체는 큰 폭의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부실 덩어리 회사를 특혜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성진지오텍 외에도 피인수 업체 상당수가 업황 악화와 영업 부진 탓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검찰은 정준양 전 회장의 불법 행위를 찾아내기 위해 포스코의 계열사 신규 편입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로 편입된 계열사 중 부실화 정도가 심한 기업에게 검찰의 수사력이 집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 신규 계열사 16개 중 7곳이 낙제
18일 조선비즈가 2009~2013년 포스코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 간 계열사에 신규 편입된 업체 7개는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계열사 중 실적이 나아진 곳은 2곳에 불과했다.
포스코 계열사는 2008년 12월 35개에서 2011년 12월 70개까지 늘었다. 2012년 연말에는 다시 52개, 2013년 연말에는 46개로 줄었다. 정 회장은 2009년 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만 5년간 재임했다.
새로 계열사로 편입한 회사 중에는 성진지오텍처럼 인수합병(M&A)한 곳도 있고, 포스코엘이디처럼 타 회사와 합작해 신설한 곳도 있다.
이들 중 자체 사업보고서나 모회사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총 16개다. 계열사 편입 후 실적이 나아진 곳은 단 2개에 불과하고 7곳은 적자 전환하거나 이익이 크게 줄었다. 나머지 7개 업체의 실적은 제자리걸음이었다.
◆ 부실 기업 인수에 업황 하락 겹쳐
2011년 9월 계열사로 편입한 뉴알텍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줄었다. 2011년 928억원이던 매출은 2013년 813억원으로 감소했다. 2011년 영업이익 20억원에서 2013년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2011년 포스코P&S는 대창알텍을 인수해 뉴알텍으로 이름을 바꿨다. 뉴알텍은 포스코가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한 알루미늄 제조업체다. 인수한 뒤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지난해 말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포스코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 진출을 위해 2010년 설립한 포스코엘이디 역시 창립 이래 2013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이 회사 매출은 2010년 1억3800만원에서 2013년 606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13년 3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포스코가 포스코엘이디를 설립한 2010년 이후 LED 산업에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가 겹쳤다.
2012년 포스코엠텍(지분율 51%)이 KC(44%), 삼성물산(5%)이 공동 설립한 포스하이알 역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최근 매각설이 불거졌다.
이 회사는 2012년 12억원, 2013년 25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하이알의 실적 부진도 LED 업황과 관련이 있다. 이 회사의 생산품은 고순도 알루미나인데, 이는 LED 생산에 쓰이는 사파이어 잉곳의 원재료다. 세계 LED 시장 자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다 보니 알루미나 수요도 기대 만큼 살아나지 못했다.
삼성전자도 2011년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고순도 알루미나 전문업체 SSLM을 설립했으나 2013년 12월 지분을 전량 스미토모화학에 넘기고 사업에서 철수했다.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에 합병)의 경우, 부실 기업을 인수한 사례다. 포스코플랜텍은 2010년 키코(KIKO) 손실을 입고 부도 직전이었던 플랜트기자재 업체 성진지오텍을 1600억원에 인수해 합병했다.
건설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였지만 그 이후 알짜 계열사였던 포스코플랜텍은 4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손실액만 2900억원, 포스코플랜텍을 살리기 위해 투입된 그룹 자금은 4900억원에 이른다.
실적이 개선된 곳도 있다. 철강재 절단 가공, 도장 및 피막처리 전문업체인 광양에스에프씨는 2013년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2010년 계열사 편입 이래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3년에는 매출이 크게 늘면서 수익성도 향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