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일본 등 RCEP에 '완전 누적' 도입 주장
도입 시 역내국서 수입 많이 하는 기업에 유리
아세안(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 등 총 16개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수출입 품목의 원산지(물건의 생산지) 인정 기준을 폭 넓게 인정하는 '완전 누적'을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원산지 인정 기준이 넓어지면 16개국 내에서 재료를 많이 수입해 수출하는 기업은 그만큼 특혜 관세를 받기가 쉬워진다.
18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은 RCEP에 완전 누적을 도입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완전 누적을 도입하면 우리나라 산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검토하고 나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양자 협상이나 RCEP와 같은 다자(多者)간 협상에서 원산지 지위를 인정하는 방법은 크게 '재료 누적'과 '완전 누적'이 있다. 재료 누적은 역내산 제품인지를 판단할 때 상대국에서 원산지 지위를 획득한 제품만 인정하는 것이고 완전 누적은 원산지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제품에 대해서도 원산지 지위를 일부 인정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원산지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제품에도 원산지 가치가 일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자는 게 완전 누적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역내 부가가치가 40% 이상이면 역내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인정해 특혜 관세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A 국가가 협정을 맺은 B 국가에 100원짜리 제품을 수출하면서 A 국가와 B 국가에서 원산지 지위를 획득한 재료를 40원 이상 사용하면 낮은 관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이때 재료 누적을 적용하면 원산지 지위를 획득한 재료만 40원 이상 써야 특혜 관세가 적용된다. 반면 완전 누적을 적용하면 원산지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재료를 써도 일정 부분 원산지로 인정되기 때문에 특혜 관세를 적용 받기가 쉬워진다.
다만 완전 누적을 도입한다고 해도 비원산지 제품 속에 있는 원산지 가치를 누가, 어떻게 증명할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정부 관계자는 "RCEP에 완전 누적 개념이 도입되면 다른 나라에서 재료를 많이 사는 기업은 원산지 규정을 쉽게 충족할 수 있어 유리하지만 자체적으로 재료를 조달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며 "완전 누적이 필요한지 조사를 해보고 나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