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또 늦니? 술도 많이 못하면서 어떻게 매일 그러니." 늦은 시각에 집으로 향할 때마다 어머니가 건네는 말입니다. 술을 자주 마신다고 기자일 리 없지만 저는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 기자잖아요."
기자다움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조선비즈 법조팀 허욱 기자입니다. 1년 7개월 동안 법원 출입기자로 활동했고 올해 1월 조선비즈 법조팀에 합류한 2년차 기자입니다.
저는 지루한 생활을 못 견딥니다. 주말에 집 안에서 지낸지 몇 시간만 지나도 바람을 쐬러 나가려고 안달이 납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도 기자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된 이유입니다. 현장을 사랑해야만 하는 기자는 제게 딱 맞는 옷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길지 않은 법조 출입 기자 생활 가운데에도 몇몇 장면들이 뇌리를 스칩니다. 이렇게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들은 모두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들입니다.
대기업 총수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으러 청사 앞에 나타나거나 검찰 압수수색이 임박했을 때 그 현장을 기다리며 느껴진 설렘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유명 연예인이나 기업인이 법정에서 흐느끼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되더군요. 좁게는 서초동, 넓게는 법조라는 치열한 현장에서 눈과 귀를 열고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기자는 이래야 한다'고 설명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확고한 소신, 냉철한 분석 능력,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기 위한 신중함과 결단력까지 기자가 갖춰야 할 조건들은 정말 많습니다. 이 모든 조건을 갖출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네요.
법조 기자로서 활동하다보니 아무래도 사회의 부조리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아마도 부조리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검경 수사를 받게 되겠지요. 당사자는 수사를 받다가 혐의가 드러나면 법정에 서게 됩니다. 이 과정이 언론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기도 합니다. 기사를 접한 독자들은 당사자에 대한 유죄 심증을 자연스레 굳히게 됩니다. 하지만 결과도 같을까요?
사실 해당 당사자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 받는 반전도 꽤나 많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접한 독자들은 사건 당사자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그대로 가지게 될테죠. 누군가 억울하진 않을까요. 글자 하나, 단어 하나에 실린 무게를 느끼며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