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생전에 효도(孝道)를 하면 상속을 받을 때 특별히 그에 해당하는 부분을 인정해서 우대해주는 제도가 있다. 바로 '기여분'이다. 기여분이란,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의 재산을 유지 또는 증가시키는 데에 특별히 기여하거나 혹은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사람이 있다면 상속분을 산정할 때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적법한 기여분 권리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상속인이어야 하며, 상당 기간 동거나 간호 등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여야 한다. 상속 포기자나 상속 결격자, 단순히 가사노동만 한 경우는 모두 기여분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협의에 따라 정할 수 있다. 하지만 통상 협의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부득이하게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피상속인의 유언으로는 기여분을 지정할 수 없다. 기여분을 주장하려면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생전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는 사실 혹은 자신이 피상속인의 재산을 유지 및 증가하기 위하여 어떤 방법으로 얼마만큼 구체적으로 기여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50억원의 재산을 가진 A씨에게 자녀가 두 명(B와 C) 있다고 가정해 보자. 기여분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두 자녀는 각 25억원씩 상속받게 된다. 하지만 B가 A를 극진히 모신 결과 기여분을 40% 인정받았다고 하면 50억원의 40%에 해당하는 20억원은 B가 차지하게 되고, 남은 재산 30억원을 B와 C가 나누게 된다. 따라서 B는 35억원을 상속받게 된다. 기여분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25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10억원의 상속 재산을 더 받게 되는 것이다.
최근 가정법원에서 선고한 기여분 판례를 분석해 보면 기여분 인정에 있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단순히 부모와 함께 살며 생활을 돌본 경우에도 이는 '자녀가 해야 하는 당연한 의무'라고 법원이 판단하고 쉽게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현재는 부모를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가정법원의 판례를 보면, 부모와 한집에서 같이 사는 경우는 물론 자주 부모님을 찾아뵙는 경우에도 기여분을 인정해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국 가정법원도 부모 부양을 소홀히 하는 현재의 세태를 인지하고 판결을 통해 가정의 화합을 이끌고자 고심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