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논란에 매번 휩싸였던 우정사업본부가 최근 민간과 협력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찾고 있다. 1884년 우정총국으로 개설된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3500여개 우체국에 4만40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대부분 직원들은 지방 구석구석까지 우편물을 배달해주는 우체부다. 또 전국 3028만여개의 주소 데이터베이스(DB)와 2100만여명의 고객 DB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의 주요 사업이었던 우편물 배송은 이메일 등 전자우편의 발달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02년 55억통에 달했던 우편물은 작년 말 43억통으로 22% 줄었다. 이에 기존에 확보한 방대한 DB를 바탕으로 우편·예금·보험 서비스 외에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월 말 대한항공, 삼성전자, 대우산업개발 등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우체국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민간 기업이 투자설명회를 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우체국이 온·오프라인 자원을 대폭 개방해 민간과 힘을 합쳐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었다.

전국 우체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저렴한 휴대전화 서비스인 알뜰폰. 우정사업본부는 전국에 퍼져있는 우체국과 우체부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 재개발부터 광고, 판매 대행까지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투자설명회에서 광고, 판매 대행, 복지 서비스, 노후 우체국 재개발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에 있는 우체국과 이곳에서 일하는 우체부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단위의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 위치한 우체국 건물은 지역 요지에 위치해 있어 호텔, 업무시설 등으로 재개발하면 수익성이 높다. 또 관광지 내에 있는 우체국은 체험형 우체국으로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의 휴식 공간이자 우체부 체험 공간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우정사업본부는 서울 신촌, 안국동, 혜화동 등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의 우체국을 이런 식으로 재개발할 방침이다.

또 우체국이 가진 전국망 단위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통계청 등과 협력해 인구주택 및 농림어업 총조사 등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특히 우체부들이 우편, 택배물 등을 배달하는 것에 더해 총조사에 필요한 물품들도 배송하도록 해 세금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전국 우체국을 작은 '시장(市場)'으로 만들어 지역 특산품을 판매할 계획도 세웠다.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우체국 네트워크를 이용해 온라인 주문 후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알뜰폰 등 신사업 진행 성과 나오고 있어

우정사업본부의 대표적인 신사업인 알뜰폰 사업은 2013년 9월 판매를 시작한 이래 가입자가 2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 각지에 있는 우체국만 찾아가면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다보니 지방에서도 많은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인 우체국 쇼핑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인터넷 쇼핑과 달리 정부에서 보증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1996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한 조미김 업체는 매출이 1996년 2000만원에서 2013년 92억원으로 약 460배나 성장하기도 했다. 그 외에 우체국 1층 공간을 커피숍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미 서울 광화문우체국에는 커피숍이 들어와 성업하고 있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앞으로 우체국에서 다른 업체들과 제휴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