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회장은 식사일기를 쓰고 스트레스를 멀리하라는 봄철 다이어트 전략을 조언했다.

3월을 맞아 날씨가 화창해졌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희연(28)씨는 지난해 샀던 봄 옷을 꺼내입다 깜짝 놀랐다. 박 씨는 겨울에 방심했던 탓에 살이 찐 것이 느껴졌다.

입던 옷이 꽉 끼고 몸무게도 3~4㎏ 가량 늘었다. 박씨는 옷을 새로 사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옷에 몸을 맞추기로 결심했다. 덜 먹고 운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도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박씨처럼 봄맞이 다이어트 작전을 세우는 이들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회장(나우비클리닉 원장)으로부터 조언을 들어봤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혹시 건강에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세요. 나쁜 습관을 교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성찰과 반성입니다. 다이어트에는 식사일기를 쓰면 좋습니다. 오늘 점심에 밥과 김치찌개를 먹은 다음 카페라떼 한 잔을 마셨다면 그대로 적으면 됩니다. 요즘 식사일기를 쓸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먹은 음식을 적으면 하루 섭취한 총열량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머리로 생각할 때보다 실제로 더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심심해서 먹은 과자 하나, 빵 한조각이 전체 칼로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

―음식 섭취량을 줄이면 배가 고파져서 오히려 더 먹게 됩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노력부터 해보세요. 2009년 미국 텍사스주립대 의과대학 제프리 브라우닝 박사팀이 과체중인 28명의 그룹을 둘로 나눠 2주간 비교연구한 결과 저탄수화물 식단의 이점이 확인됐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인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한 그룹은 체중이 4.3㎏ 줄었고, 단순히 칼로리를 줄인 다이어트는 2.3㎏ 줄었습니다.

밥을 줄이는 대신 샐러드와 나물 반찬을 더 드세요.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이 빨리 옵니다. 혈당을 서서히 상승시키면서 포만감을 주는 계란, 두부, 살코기, 닭가슴살 등의 단백질 음식도 좋습니다. 빵과 떡, 감자튀김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은 같은 양을 섭취해도 혈당 수치를 급격하게 상승시켜 좋지 않습니다.

누구나 다이어트는 어렵습니다. 비만 진료하는 의사들도 진료가 끝나고 집에 가면 허기집니다. 늦은 시각일수록 밥이 맛있게 느껴지더군요. 비만 진료하면서 살이 쪘다면 환자들이 신뢰하지 않겠지요. 저녁식사 대신 두부 한 모에 김치를 먹고 밥은 전혀 먹지 않는 방법으로 조절합니다.”

―단기간에 살을 빼고 싶은데 굶으면 안됩니까?

“다이어트는 평생 해야 합니다. 평생할 수 없는 다이어트 방법은 무조건 틀린 것입니다. 평생 굶을 수는 없습니다. 또 하루에 운동을 8시간 하는 것도 좋지만 평생 할 수는 없습니다. 사소한 습관 하나부터 바꿔보세요.

후라이드 치킨을 전기구이로 바꾸면 한 조각 칼로리가 200에서 100으로 절반이나 줄어듭니다. 커피도 한 잔에 120칼로리인 카페라떼 대신 10칼로리에 불과한 아메리카노를 골라 보세요. 운동이 어렵다면 평소 활동량을 늘리세요. 버스나 지하철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보세요.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폭식을 해서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일이 많습니다.

“스트레스가 최대 적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먹을 것을 달라는 신호를 자꾸 보내게 됩니다. 이 때 무언가를 먹으면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고 만족감을 줍니다. 배고픔이 아니라 쾌락을 위해 먹는 것이지요. 실연 당한 여성이 울면서도 양푼에 비빔밥을 비벼 먹는 행동은 스트레스로 인체의 항상성이 깨지고 쾌락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운동과 취미생활, 명상 등이 좋습니다. 안정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식욕이 줄어듭니다.”

―비만의 정확한 범위와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만은 보통 체질량 지수(BMI)를 계산합니다.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누면 됩니다. 보통 BMI 30이상을 비만으로 보고, 아시아권에서는 BMI 25이상을 비만의 범위에 넣습니다. 복부비만 여부도 중요합니다. 허리둘레가 남자 90㎝(35인치), 여자 85㎝ (33인치) 이상인 상태로 평생을 지내면 몸이 쉽게 망가집니다.

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이 쉽게 오게 만듭니다. 성인병은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집니다. 살만 빼도 좋아집니다. 당장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만 치료제나 지방 흡입의 도움을 받아도 될지 궁금합니다.

“비만치료제는 도파민을 억제하고 세로토닌을 보충하는 약물입니다. 만일 6개월 이상 다이어트 실패를 거듭했다면 비만치료제 처방을 상담 받아볼 수 있습니다. 지방흡입은 일시적인 효과가 있지만 요요 현상이 빨리 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입니다. 혼자가 어렵다면 친구와 같이 다이어트를 하거나 가까운 비만클리닉에서 상담을 받아도 좋습니다. 다이어트 성공으로 자신감 넘치는 봄철을 맞이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