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집에서 출발한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의 기업 가치가 200억달러(약 22조원)로 평가받았다. 에어비앤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체인 가운데 2·3위인 메리어트(159억달러)와 하얏트(84억달러)를 제치고 1위인 힐튼(219억달러)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1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에어비앤비가 대형 사모펀드 등 투자자들로부터 200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면서 "구체적인 투자자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투자회사인 피델리티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평범한 직장인이던 브라이언 체스키(33)가 조 게비아(33), 네이선 블레차르지크(31)와 함께 창업했다. 아파트 임차료 내기조차 힘들었던 체스키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거실에 에어베드(airbed·매트리스) 3개를 깔고, 숙박객에게 아침식사(breakfast)를 제공하는 민박사업을 시작한 것이 에어비앤비의 효시다. 에어비앤비란 이름도 에어베드와 아침식사란 말에서 따왔다.

빈방 정보를 여행객에게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함께 공유 경제의 대표주자로 주목받으며 급성장했다. 현재 미국은 물론 파리, 런던, 상파울루, 시드니 등 전 세계 3만4000여개 도시에서 하루 평균 100만실의 빈방을 여행객에게 연결해주고 있다. 에어비앤비 이용객 수는 2500만명에 달한다.

기존 택시업계 및 규제당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우버와 달리, 에어비앤비는 고객이나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벤처기업 투자에 인색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주주 서한에서 "5월 주주총회 때 (본사가 있는) 오마하 호텔방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에어비앤비 덕분에 충분히 숙박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에어비앤비의 급성장에 힘입어 3명의 공동창업자는 미 경제전문 매체인 포브스가 2일 발표한 재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의 억만장자클럽에 합류했다. 3명의 재산은 각각 19억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