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이 같으면 같은 돈을 줘야한다에 찬성, 일은 편한 것만 하고 힘들게 일하는 직원과 같은 대우를 원한다? 반대!"
"같은 시간 일하면 같은 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야근하는데 연봉 차이는 어마어마하더군요."
회사별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 하나은행방에서는 그동안 연봉 수준을 결정해 왔던 직무군의 구분을 없애는 것을 두고 연일 직원들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직무군별로 연봉이 다르다. 하나은행은 정규직 직원들을 채널마케팅(개인고객에 대한 상품판매 서비스와 마케팅)과 기업전담(기업고객에 대한 상품판매 서비스와 마케팅·기업 여신 및 수출입), 소호(소규모 자영업자 상대) 등 세 가지의 직무군으로 나누고 있다. 연봉 책정의 출발점이 어느 직무군에 속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하나은행이 정규직 직무 구분을 없애기로 한 것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외환은행은 직무 구분이 없다. 하나은행은 올해내 외환은행 처럼 어떤 일을 맡더라도 연봉 체계는 같고 나머지 보상은 성과로만 책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과장급 이상은 7월 1일부터 직무 구분 없이 보상체계를 일원화할 예정이다.
직원들 반응은 엇갈린다. 전체 행원의80% 가량을 차지하는 채널마케팅 직원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가장 좋은 대우를 받던 기업전담 직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여가 맞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전담군 직원들은 "사실상 연봉이 깎이는 효과와 다름없다", "직무별로 행원들을 다른 기준ㆍ절차로 뽑아 왔고 행원 개개인 역량이나 직무간 업무 강도가 완전히 다를텐데 대우를 똑같이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기업전담 직원들은 야근과 주말근무가 다른 직무보다 잦은 대신 급여로 보상을 받아왔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직무 구분이 없어져 연봉 체계가 일원화되더라도 담당 직무가 바뀌는 일은 드물 전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직무 구분에 따른 보상이 없어진다 해도 개별 역량이 다른 만큼 결국 직원들이 맡았던 직무를 계속하게 되지 않겠냐"고 했다. 결국 일은 기존과 똑같이 하되 급여 수준만 같아진다는 이야기다.
한편 하나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무기계약직(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직원들의 관심사다. 이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통합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정규직 전환 직원의 급여 등을 기존 정규직 직원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외환은행 노조의 요구와는 달리 기존 정규직 그룹과 다른 별도의 그룹을 만들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이 도입했던 것과 같다. 해당 직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해 복지혜택 등을 더 누리지만 급여는 기존과 동일한 수준으로 받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