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0.5% 상승에 그치면서 3개월 연속 0%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쌀, 휘발유 등 사람들이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커 실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지수는 올 1월에 전년 동월대비 0.3% 하락한 데 이어 2월에도 0.7% 떨어졌다. 생활물가지수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5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5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5% 올랐다. 이는 작년 12월과 올 1월 상승률(0.8%)보다 0.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1999년 7월(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달에 소비자물가가 0.5%라도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담뱃값 인상 영향이다. 담뱃값 인상의 기여도는 0.52%포인트로 올 초 담뱃값 인상이 없었다면 2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가 된다.
2월에도 0%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한국은행의 중기물가목표(2.5~3.5%)에 크게 못 미치는 1%대 이하의 저물가 행진은 2012년 11월(1.6%) 이후 28개월째 이어졌다.
소비자물가가 낮은 상승률을 보인 이유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류 제품의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석유류 가격은 전월 대비 5.3%, 전년 동월대비 24.3% 떨어져 1985년 통계 작성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휘발유는 전년 동월대비 23.5% 하락했고 경유(-24.7%), LPG 자동차용(-27.7%), 등유(-27.6%), LPG 취사용(-18.2%)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식품은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대비 1.6% 상승했다. 식품 중에서는 돼지고기(9.2%), 쇠고기(6.4%), 시금치(60.8%), 부추(53.6%), 오이(19.1%), 상추(34.7%) 등이 올랐고 양파(-28.9%), 감(-22.1%), 귤(-14.6%), 쌀(-2.7%) 가격은 내렸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대비 0.2% 하락했다. 전세는 3.2% 올랐고 월세는 0.4%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2.3% 상승해 올 1월(2.4%)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근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1.9%)부터 12월까지 줄곧 1%대를 기록했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올 1월과 같은 수준인 2.3%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1% 떨어졌다. 신선과실이 11.4% 하락했고 신선어개와 신선채소는 각각 3.4%, 6.7% 올랐다.
16개 시도별로 보면 서울과 인천은 전년 동월대비 각각 1.1%, 1% 올랐고 부산과 대구가 0.7%씩 상승했다. 충남은 0.5% 떨어졌고 전남(-0.4%), 강원(-0.3%)도 하락했다.
통계청은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하락 품목이 석유류로 제한돼 디플레이션 우려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하락 품목이 주로 석유류로 제한됐고 식료품은 1월에 비해 큰 변동이 없다"며 "현 상태에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목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2월 소비자물가가 0.5% 상승에 그쳤으나 유가 하락 등 외부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며 "향후 내수 회복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