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대기업 대졸 공개 채용이 막을 올렸다.
현대차는 이달 13일까지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신입사원 지원서를 받는다. 전체 채용 절차는 서류 전형, 인·적성 검사와 역사 에세이 평가(이공계 지원자만 해당), 1·2차 면접으로 지난해와 같다.
예년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2차 면접에서 실시하는 영어 평가 비중과 난도(難度)를 높인 것이다. 지금까지 영어 면접이 있었지만 비중이 낮아 각 부서에서 신입사원 영어 구사력이 기대를 밑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또 서류 전형 간소화를 위해 동아리·봉사활동 기록 항목도 삭제키로 했다.
영어 평가는 현장 회화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해외 법인에서 근무하거나 해외 비즈니스 출장을 간 경우, 국내에서 외국인 바이어를 만났을 때와 같은 다양한 실제 상황을 제시하고 지원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점수화하는 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어를 현지인처럼 잘하는 사람만 뽑겠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췄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라며 "현대차의 글로벌 사업 비중이 점점 더 커져 영어 회화 능력의 중요도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대기업 채용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실무에 투입될 경우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느냐'를 점검하는 직무 역량 평가이다. 2일부터 채용에 들어간 현대중공업도 올해부터 새 인·적성 검사 해치(HATCH)를 도입했다.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해치'는 종합적 업무 판단 능력을 평가하는 종합 의사 결정 분야가 추가된 게 특징이다. 입사 지원자는 회의 일정 계획, 결재 서류 작성, 고객 관리 등 제시된 과제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서류 전형에서부터 직무 전문성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일례로 롯데그룹은 자기소개서에서 '희망 직무 준비 과정과 희망 직무에 대한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기술해 달라'고 요구한다. 포스코에너지의 경우 '지원한 직무를 위해 노력해온 것들을 기술(記述)해달라'고 구체적으로 묻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올 하반기에는 한층 강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상반기에는 일정 학점과 어학 성적만 되면 누구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볼 수 있지만, 채용 제도가 바뀌는 하반기부터는 직무 적합성 평가를 먼저 통과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직무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개발·기술직은 전공 관련 이수 과목과 학점을 평가하고 영업·경영지원직은 직무 관련 에세이를 받을 계획이다. 잡코리아의 최창호 좋은일 연구소장은 "입사 지원자들은 문어발식으로 모든 기업에 지원하기보다는 자신의 직무 적성과 가장 잘 맞는 기업들을 골라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