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이 동양생명 지분 매각으로 170억원 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7일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보고펀드가 동양생명 지분 57.5%를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유안타증권 역시 같은 조건으로 보유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한 것이다.

유안타증권(옛 동양종금증권)은 27일 장 마감 후, 보유 중인 동양생명 주식 전량인 322만6512주(3%)를 538억8300여만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동양생명(082640)의 최대주주는 보고펀드인데, 유안타증권은 보고펀드가 동양생명 지분을 매각할 때 같은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각권(tag along right)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17일 보고펀드가 안방보험과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하자 유안타증권은 27일 이사회를 통해 동반매각권을 행사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유안타증권이 지난해 11월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9월 말 기준 유안타증권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의 장부가는 369억4400만원 수준이다. 보고펀드가 매각하는 것과 같은 조건으로 매각하면 169억원 가량의 차익을 얻게 된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연결기준 155억6100만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측은 이와 관련, “출자지분 매각을 통한 영업용 순자본 및 유동성 확충을 위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대만계 유안타 그룹에 인수되면서 영업기반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며 “동양생명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좋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보고펀드가 동양생명 매각에 몇차례 실패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펀드는 지난 2011년에도 동양생명 매각을 추진했다가 한화생명과의 협상 결렬로 무산됐었다. 보고펀드가 좋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해야 유안타증권 역시 같은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의 이 같은 결정에 투자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고펀드와 안방보험이 계약을 체결한 지난 17일 이후 이달 2일까지 유안타증권의 주가가 6일 연속 올랐다. 지난 25일 상한가를 포함해 이 기간 상승률은 23.3%에 이른다.

다만, 아직 금융당국의 대주주변경 승인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방보험이 중국 자본이라는 점이 대주주 변경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방보험은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국가주석의 손녀사위가 회장으로 있는 보험사로, 지난해 10월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워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