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종합화학기업인 LG화학이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신소재(新素材)'를 선정하며 공격적인 투자 계획과 도전 의지를 밝혔다. 박진수〈사진〉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7일 전남 여수공장에서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공개하고, 현재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성장 소재'와 개발 추진 중인 '미래 소재' 두 가지 분야를 핵심 타깃으로 정조준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유가 변동성 확대, 세계 최대 석유화학 시장인 중국의 공급 과잉 등 경영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지만 기술력과 혁신을 바탕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이다.
◇新素材 매출, 2018년까지 12兆대로 키운다
LG화학은 현재 전체 매출(22조5000억원) 가운데 25%를 차지하는 신소재 분야의 비중을 2018년까지 40%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의 거센 도전에 맞서 고부가가치 신소재 분야를 집중 육성해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이 집중하는 소재 분야는 기저귀나 생리대의 재료로 쓰이는 고흡수성 수지(S AP), 자동차나 건축물에 철강 대신 쓰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정보전자소재, 자동차용 배터리 등이다. 박 부회장은 이날 "성장 소재 분야 매출을 올해 6조원에서 2018년에는 두 배 수준인 12조원까지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현재 6000억원인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9000억원대까지 확충하고, 3100명인 R&D 인력도 1000명 더 늘려 신소재 분야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석유화학·정보전자소재·전지 등 3개 사업본부 체계를 기초소재본부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재료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현재 성장세가 가장 빠른 것은 고흡수성 수지(SAP) 분야다. SAP는 분말 1g으로 최대 500g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마법의 신소재로 기저귀나 생리대 외에도 식품·의류 포장재, 건축용 자재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LG화학은 현재 여수공장 용성단지에서 연산(年産) 8만t 규모의 공장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송희윤 공장장은 "연내 4공장이 완공되면 36만t의 일관 생산 시설을 갖추게 돼 매출 1조원대 사업으로 도약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중국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향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SAP 수요를 빨아들이기 위해 해외 공장 신설도 추진 중이다. 또 금속보다 무게가 훨씬 가볍지만 더 견고한 EP 분야에서는 자동차용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현재의 30%에서 50%까지 높여나갈 계획이다. 자유롭게 휘어지는 플렉시블(flexibl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패널도 올해 안에 본격 출시한다.
◇"成長痛 겪고 있지만 성장 한계는 없다"
LG화학은 에너지 분야에서 미래 소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극비리에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래소재로는 신개념 전지소재인 무기(無機)소재, 태양전지·연료전지용 나노소재, 한 번 충전하면 6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혁신전지 등 3개 분야가 꼽힌다. 이를 위해 이달 중 과천 R&D(연구개발) 센터를 본격 가동하고, 현재 마곡에 건립 중인 LG사이언스파크도 활용해 미래소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박 부회장은 "2018년부터 세상에 없던 소재들을 가장 먼저 상용화해 2020년에는 1조원, 2025년에는 10조원대까지 매출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석유화학 업계가) 현재 성장통(成長痛)을 겪고 있지만, 성장의 한계는 없다"고 단언했다. 1976년 허허벌판에서 시작한 여수공장이 지금 연간 900만t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며 1800배 성장한 바탕에는 '맨 땅에 헤딩하는' 도전 정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경쟁력 있는 소재를 가진 기업이 산업을 주도했다"며 "미래 시대를 대표할 신소재도 반드시 LG화학이 창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