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정기예금 만기가 되어 은행 창구를 찾았던 회사원 이모씨는 재예치 금리를 물어보곤 화들짝 놀랐다. 1년 전 이맘때만 해도 연 2.6% 금리로 돈 2500만원을 맡겼는데, 지금은 1.9%밖에는 받지 못한다는 은행원 설명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1.9% 금리도 조만간 못 보게 될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정기예금에 재가입했다.
연 1%대 금리를 받는 정기예금의 비율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에서 신규로 가입한 정기예금 중 22.6%(금액 기준)가 1%대 금리를 받았다. 5명 중 1명 이상은 1%대 금리를 감수하고 정기예금에 돈을 맡긴다는 것이다. 나머지 77.4%는 2%대 금리를 받았다. 연 3%대 이상의 금리를 챙길 수 있는 정기예금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9%를 기록했다. 1년 전(2.65%)보다 0.56%포인트, 한 달 전보다 0.07%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된 199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1%대로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국민은행(수퍼), 신한은행(S드림)은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1년 만기)를 1.9%로 내렸다. 지방 은행과 외국계 은행은 이미 지난해 정기예금 금리를 1%대로 내렸다. 한국씨티은행(프리스타일)은 1.6%에 불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예금을 끌어와 봐야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 높은 금리를 줄 필요가 없다"며 "그래도 갈 곳 없는 돈이 은행 예금으로 모인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정기예금 금리도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 상호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2.69%, 신용협동조합은 2.65%로 전월보다 각각 0.07%포인트, 0.02%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1월 초만 해도 1년 정기예금에 연 3%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이 있었지만, 저축은행에서도 3% 금리는 씨가 말랐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80개 저축은행 중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곳은 조흥저축은행으로 2.91%였고, 가장 낮은 곳은 삼보저축은행으로 2.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