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서 삼성동까지 1시간인데, 결제 금액 무료. 야호.’

‘불법 택시’ 논란을 빚은 우버가 25일 ‘우버엑스(X)’ 서비스에 대해 전격 무료를 선언하자, 공짜 이용객들이 내놓은 반응이다.

우버엑스는 택시 운전면허가 없는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손님을 태우고 돈을 받는 콜택시 서비스다. 영업용 차량이 아닌 자가 차량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불법 시비가 가장 많이 일었다.

이번 무료화로 우버엑스 이용자는 우버엑스를 최대 30회, 한 번 탈 때마다 최대 3만원어치의 거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와 개인택시조합 측은 우버엑스 무료 전환에 대해 각각 ‘언론 플레이’와 ‘고객 잠식’이라고 비판하는 등 우버 불법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영업 중인 우버엑스 차량.

서울시는 우버의 우버엑스 무료화가 논란의 본질을 벗어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버는 우버엑스를 무료화하면서도 우버블랙(렌터카 회사와 계약하고 고급차를 이용해 승객을 태우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유료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6일 “우버는 말로만 서울시와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할 뿐, 이번 우버엑스 무료화에 대해 서울시와 사전에 전혀 논의가 없었다”면서 “무료화 발표 이후에도 서울시에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유료로 운영 중인 우버블랙을 불법으로 보고 신고포상제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도 우버블랙에 대한 이용자의 신고가 계속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버엑스는 무료화되면서 신고포상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개인택시사업자의 이익단체인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측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합 관계자는 “우버 특유의 쇼로 보고 있다”면서 “무료로 얼마나 오래 영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버 앱(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면, 매번 차량을 태울 수 없다고 나오는데, 조합 측은 우버 기사 수도 상당히 적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는 25일 우버엑스를 무료 전환했지만, 우버블랙은 유료로 유지했다. 서울시가 불법으로 규정한 우버블랙은 26일 우버 앱에서 여전히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일각에서는 우버의 이번 무료화 조치에 대해 투자받은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벤처 투자자인 권도균 프라이머리 대표는 “돈이 많다고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면서 “국가의 법이 돈 많은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앞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는 2009년 설립 후 현재 기업가치가 414억달러(약 45조원)로 치솟았다. 지난달에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 기관투자자들이 16억달러어치의 우버 전환사채를 사들였다.

우버는 우버엑스 무료화에 따라 우버 운전자에게 손님이 내야할 요금을 대신 내주기로 했다. 우버엑스 운전자는 그동안 승객이 내는 요금 외에 우버로부터 탑승 건당 6000원의 지원금을 받아 왔다. 탑승 건수가 10건이 넘을 때마다 추가 인센티브도 받아왔다.

우버는 ‘일시적으로 무료 전환됐다’고 밝히면서도 무료화 이후 다시 유료로 방침을 바꿀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우버엑스 무료화는 서울시의 신고포상제로부터 우버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며 서울시와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승차 공유’라는 새로운 개념에 맞는 법률이 정착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비즈니스 모델도 수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우버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