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TV전쟁이다.'
세계 TV 시장 1~2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5년 TV 전쟁'의 포문(砲門)을 열었다.
LG는 24일 서울 서초R&D(연구·개발)센터에서 '2015년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20여종의 TV를 소개했다. 이에 앞서 삼성도 이달 초 화질을 대폭 개선한 TV 신제품 설명회를 진행했다. 두 회사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5'에서 나란히 'TV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며 전초전을 치렀다. 삼성과 LG는 최근 '세탁기 고의 파손 논란'으로 법정으로 갈 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어서 올해 TV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LG, 고화질 신제품 TV전쟁
두 회사가 올해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분야는 양자점(量子點·Quantum dot) 기술을 적용한 TV다. 삼성이 지난 5일 'SUHD TV'라는 이름으로 양자점 TV를 내놓자 LG도 동일한 제품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LG전자는 이날 발표회에서 '슈퍼울트라(Super Ultra) HD TV'란 신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이 제품은 풀HD(고화질) TV보다 색을 구현하는 화소(畵素)가 4배 많아 그만큼 화질이 좋은 UHD(초고화질) TV를 더 발전시킨 것이다. 기존 UHD TV의 화면 뒤쪽에 얇은 양자점 필름을 덧붙여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삼성은 SUHD TV가 기존 제품과 비교해 밝기는 2.5배, 검은색 표현력은 10배 높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김현석 사장은 "자체 원근(遠近) 강화 기술을 통해 화면의 몰입감과 입체감을 살렸다"며 "TV 화면에 장착한 필름은 삼성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카드뮴과 같은 오염 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자점 기술로 정면 승부
LG는 이날 발표회에서 또 다른 '주력 무기'를 내놓았다. 별도의 광원(光源) 없이도 화면 자체가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10여종을 선보인 것이다. 주요 메이커 중 유일하게 올레드 TV를 만드는 LG는 "올레드는 양자점보다 색 재현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올레드 TV는 기존 TV보다 훨씬 선명한 색을 내고 제품을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었으나 2013년 55인치 풀HD 제품이 출시 당시 1500만원 하던 것이 최근에는 369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번에 나온 UHD급 올레드 TV는 55인치가 690만원, 65인치는 1090만원이다.
LG전자의 권봉석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부사장)은 "올해는 중국·일본 업체와 연합을 구축해 올레드 TV를 작년보다 10배 더 많이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차세대 TV 경쟁에서 각각 양자점과 올레드를 앞세워 경쟁해왔다. 하지만 LG도 본격적으로 양자점 TV를 판매하기로 하면서 삼성·LG 간 TV 전쟁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됐다. '양자점 대(對) 올레드'로 돼 있던 대결 구도에 '양자점 대 양자점'의 구도가 추가된 것이다.
한편 LG가 이날 선보인 슈퍼울트라HD TV는 공교롭게도 삼성이 새 브랜드로 내세운 'SUHD TV'와 머릿글자(이니셜)가 같아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은 "SUHD의 'S'는 스타일과 센세이션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LG의 슈퍼울트라HD TV가 삼성 SUHD TV보다 30만~50만원 정도 저렴하다.
LG의 슈퍼울트라TV와 삼성의 SUHD TV는 모두 양자점 기술을 이용한 TV지만 양사는 이 제품들이 '양자점 TV'라는 용어로 불리는 것을 꺼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까지 앞다퉈 양자점 TV를 출시하는 상황에서 이들과 차별화된 제품임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최근 TCL·창훙 등 중국 업체들은 50~60인치대 양자점 TV를 국제 전시회에서 선보인 바 있다. 삼성과 LG는 양자점이란 표현 대신 각각 '나노 크리스털 기술(삼성)'과 '나노 스펙트럼(LG)'이라는 독자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