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은 24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창조적 독점'을 주제로 강연했다.


전자결제 서비스 회사 페이팔(PayPal) 공동 창업자인 피터 (Peter Thiel·47)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은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트렌드와 유행에 휩쓸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틸은 24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백양콘서트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창조적 독점'을 주제로 강연하며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자주 나오는 교육 소프트웨어나 빅데이터 등의 유행어를 내세우는 회사들은 '사기'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행어를 앞세우는 기업은 자신만의 독자성, 차별점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을 복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기업가’가 되고 싶어 창업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도 했다. 그는 “정말 실행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해결하고 싶은 특정 문제가 있을 때 하는 게 창업이다”라며 “나는 암호 기술을 화폐와 결합시키는 데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페이팔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창업을 할 때는 현금보다 지분을 나눠 가지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나왔다. 틸은 "공동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고 확실한 지름길이나 정답이 없지만, 신생 기업은 지분을 나누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은 당장 오늘의 이익만 생각하지만, 지분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만 실현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보상"이라며 "함께 하는 사람들이 보상을 지분으로 받으려는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를 알아보라"고 말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회사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틸은 "투자자라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명확히 말하기 어려운 회사들을 오히려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투자도 남들과 쪼개 갖는 걸 싫어한다"며 "아무도 하지 않는 사업이어야 하고 아무도 투자하지 않은 기업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회의원이 24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의 강연을 듣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안철수 국회의원과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도 참석해 강연을 들었다. 안 의원은 강연에 앞서 틸과 5분간 면담했다.

안 의원은 “한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묻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해 묻지 못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에서 주도하고 대기업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데다, 한 곳에 집중된 게 아니라 17개 지역에 분산되는데, 창조적 독점 관점에서 볼 때 성공 확률이 어떤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