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수 시장 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자동차 시장은 불황을 잊은 모습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급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자동차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고급 신차 출시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수억원대의 호화·고성능차 브랜드도 국내 시장에서 처음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산차에 질렸던 사람들, 기존에 보던 차와 다른 색다른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최신 기술이 적용된 고급차 구매에 나서고 있다.
작년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보다 윗급인 4000만원 이상 자동차 판매량은 국산·수입 합쳐 21만4922대로,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전체 국산·수입 합계 자동차 시장 판매 증가율(7.8%)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국산차와 수입차의 고급차 시장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우선 현대차의 반격이 거셌다. 2013년 말 내놓은 '신형 제네시스'가 작년 한 해에만 2만대 이상 팔리면서 국산차의 자존심을 세운 것이다. 작년 4000만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도 14만4308대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신차 효과가 약해질 올해에 과연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가 가장 관심사다.
올해도 경기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고급차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수입차는 고급차 라인업을 대폭 확충한다. 아우디가 'A6'와 'A7'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기로 확정하고,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A6는 작년 국내에서 1만1000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3L 디젤 엔진을 단 4륜 구동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를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6.1초에서 5.5초로 줄어드는 등 주행 성능을 개선했다. 자동차 무게도 기존보다 8% 줄이는 데 성공해 연비도 좋아졌다. 재규어가 하반기 선보이는 세단 'XE'도 복병으로 꼽힌다. BMW 3시리즈 및 벤츠 C클래스와 경쟁하는 모델로, 보급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이다. 5000만원대로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BMW도 올가을 신형 '7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올해는 초고가차 시장에서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차값이 2억~3억원 안팎 하는 '애스턴마틴'과 '맥라렌' 공식 전시장이 처음 국내에 문을 연다. 애스톤마틴은 1913년 설립된 회사로, 영화 '007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타는 자동차로 잘 알려져 있다. 맥라렌은 F1 그랑프리 경주 명문팀인 '맥라렌'이 만든 수퍼카 브랜드다.
이탈리아 고급차 마세라티도 올해 판매 목표를 높여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차값이 1대당 최소 1억원이 넘지만 작년 판매량이 723대로 전년 대비 약 6배 늘었다. 올해는 1200대를 팔겠다는 각오다. 국내에서 최고급 모델인 '콰트로포르테'의 350마력 짜리 가솔린 모델도 출시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건희 삼성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의 차로 잘 알려진 '마이바흐' 브랜드 차를 선보인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으로, 마이바흐의 기술로 S클래스를 더 고급화한 차다. 차값(이하 유럽 기준)은 S600 18만8000유로(약 2억3600만원), S500 13만4000유로(약 1억6850만원) 수준이다. 여전히 고가이지만 7억원을 호가하던 과거보다는 '저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