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인터넷 업계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끊임없이 경계를 허물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전자상거래, 인터넷 메신저라는 주 사업영역에서 게임,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인터넷은행(핀테크)을 넘어 최근에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분야에도 나란히 진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인터넷 공룡들의 외연 확대가 국내 관련 기업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엔터테인먼트나 게임 쪽은 이미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온라인 결제나 핀테크 분야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잡식성 中 인터넷 공룡들의 무한 확장
지난 14일 중국 콜택시 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콰이디다처(快的打車)와 디디다처(滴滴打車)가 조만간 합병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콰이디다처와 디디다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투자한 기업인데,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시장점유율 99%의 독점 기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택시앱 '우버'를 견제하기 위한 제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더 멀리 바라보고 출혈 경쟁을 멈춘 것이란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콜택시 앱의 경우 대부분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결제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두 회사가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라는 온라인 결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텐센트 역시 텐페이라는 결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이 된 두 업체가 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가 최근 스마트폰 제조업체 메이주(MEIZU, 魅族科技)에 6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자상거래, 모바일 메신저, 온라인 결제, 게임 등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텐센트 역시 같은 이유로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에 투자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직접 인터넷 은행도 운영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1월 온라인 은행인 '위뱅크(WeBank)' 서비스를 시작했고, 알리바바 역시 인터넷 은행 설립 출범을 준비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금융계열사 안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은 내년 중국 A주에 상장할 예정인데, 추정 시가총액이 약 5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 국내 관련기업 영향은… 게임업종 좋아·금융 부정적
이처럼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진출한 분야가 많다보니 연관된 국내 업체들도 많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직접 투자를 했거나 제휴하는 식으로 엮겨 있기도 하고 이들이 추진하는 전략에 따라 주가가 들썩이기도 한다.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분야는 국내 게임업체들이다. 직접 주식을 취득하거나 중국 시장에서 퍼블리싱(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있고, 텐센트는 게임빌, CJ게임즈 등과 제휴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3대주주로 등극했고, 지난해에는 넷마블에 5300억원을 투자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콜택시 앱 관련 국내 상장사로는 카카오택시의 론칭을 앞두고 있는 다음카카오가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도 영향을 받는다. 엔터테인먼트 및 전자결제 관련 업체, 금융사들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일단 게임업종의 경우 긍정적인 전망이 더 많이 나온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게임빌의 경우 텐센트게임즈 플랫폼에서 게임 '별이되어라'의 사전예약 이벤트 실시했는데 200만명이 신청했다"며 "사전예약 200만명은 매우 의미 있는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텐센트는 별이되어라의 개발사인 플린트의 지분을 취득 하기도 했다. 한국과 중국의 모바일게임 매출규모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이 1조5000억원 내외인 반면, 중국은 3조5000억원에 이른다.
김기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036570)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라며 "블레이드&소울 모바일이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론칭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파티게임즈는 중국에서 아이러브 파스타라는 작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라며 "파티게임즈는 텐센트가 지분을 약 16%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테스트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분야의 경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활발한 인터넷 은행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규제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엄격한 금산분리 및 전업주의를 고수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자생력 상실을 초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기업의 성장이 계속해서 뒤쳐진 사이, 해외의 대규모 금융자본이 진입할 경우 쉽게 금융 기반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알리페이를 필두로 하는 알리바바 파이낸셜, 텐센트는 물론 알리바바와 제휴가 가능한 중국 보험사의 진입도 막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시장만 장악하면 되던 과거와 달리 점차 국가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파생되는 전자결제나 핀테크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