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파도가 온다. 그 파도를 이번에는 잘 넘어서 살아봐야지, 이런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게임 회사 엔씨소프트(036570)(NC소프트)의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가 최근 최대주주인 넥슨의 경영 참여 선언으로 불거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넥슨의 지주회사) 사장은 지난달 엔씨소프트 지분을 15% 이상으로 늘리며 김택진 대표에게 넥슨 측 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다.
김택진 대표는 17일 모바일 게임 회사 넷마블게임즈(넷마블)와의 제휴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넥슨과의 관계로 인해서 여러 가지 사회적으로 근심·걱정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는 "하지만 이 일(넷마블과의 상호 투자)은 그런 것과 전혀 상관없이 진행됐으며, 넥슨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할 수 있을 때 설명하겠다"며 넥슨에 대한 언급을 아꼈다.
전날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의 신주 9.8%를 3800억원에 인수, 넷마블의 4대 주주가 됐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를 3900억원에 인수해 엔씨소프트의 3대 주주가 됐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었지만, 넷마블에 넘어가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증권가에서는 김택진 대표가 자사주를 넘긴 것은 정기주총 이후 있을 임시주총에서의 표 대결에 대비해 서둘러 우호세력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 "엔씨소프트의 주주가 됐으니 당연히 엔씨소프트의 우호세력이다"라며 "하지만 넷마블이 제 개인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김택진 대표의 편을 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 의장은 "엔씨소프트 경영진이 회사를 미래지향적으로 잘 경영하느냐, 올바른 결정을 하느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넷마블은 금융권도 아니고 단기 투자자도 아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엔씨소프트가 한국의 게임 개발사를 넘어 글로벌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 경영진이 잘 준비하고 경영하면 현 경영진의 편을 들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편을 안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언하거나 도와줄 부분이 있으면 도와주고 주주 입장에서 이견이 있으면 말하겠다"고 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최대주주인 넥슨과 상의 없이 4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넷마블에 투자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왜 고작 9.8%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3800억원이나 썼는지 의문"이라며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와 관련 "아무리 1대 주주라고 해도 공시 관련 법 상 중요 정보를 사전에 알려줄 수 없다"며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과의 제휴를 통해 넥슨이 주주제안을 통해 요구한 모바일 부문 강화와 외부 업체와의 협력, 자사주 활용 부분을 어느 정도 수용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