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토건과 삼환기업, 신일건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12일부터 줄줄이 자본전액잠식에 빠졌다고 밝히면서 상장사 지위가 위태로워졌다.
자본잠식이란 회사가 자본금을 써버려 빚만 남아 있는 상황을 뜻한다. 손실이 누적된 탓에 잉여금이 바닥나고, 원래 가지고 있던 자본금마저 모두 깎아 먹었다면, 자본전액잠식이라고 말한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인 3월말까지 자본금 잠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들은 증시에서 쫓겨나게 된다.
◆ 한 달 안에 문제 해결 못 하면 증시서 퇴출
16일 신일건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자본총계)이 마이너스 334억689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13년 신일건업의 자기자본은 약 120억원이었다.
앞서 13일에는 삼환기업(마이너스 190억6004만원)이, 12일에는 남광토건(마이너스 665억6088만원)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신일건업과 삼환기업, 남광토건(001260)은 2014년 7월 기준으로 도급순위 167위와 33위, 50위를 기록한 업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들 기업에 대해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인 3월말까지 자본전액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상장폐지 기준에서 벗어났다고 입증할 때까지는 거래도 정지된다"고 설명했다.
◆ 퇴출 면해도 주가 하락 피하기는 어려워
기업이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방안이 있다. 감자와 유상증자, 자산재평가다.
주주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들이 증시에서 쫓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퇴출을 가까스로 면한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퇴출 모면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들이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① 감자(減資)
기업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감자다. 남광토건과 삼환기업, 신일건업 역시 일단 감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감자란 주식회사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회사는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대신 감자 차익을 통해 결손금을 털어낼 수 있어 재무구조 개선의 방편으로 자주 활용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감자를 통해 자본금 자체를 줄이게 되면, 자본잠식률(자본금 대비 자본금을 까먹은 비율)이 수치상 감소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반면 기존 주주들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 수가 감자 비율만큼 줄어들어 손실을 본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감자 이슈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② 유상증자, 자산재평가
유상증자로 새로운 주식을 찍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와도 자본금은 늘어난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전액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 회사 모두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문제가 있는 기업에 덜컥 돈을 꾸어줄 상대를 찾는 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자산재평가도 만만치 않다. 자산재평가는 물가가 상승한 덕에 기업 자산 가격이 올랐을 경우, 이를 장부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자산재평가를 통해서도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으나, 이럴 경우 실제 회사 상황이 좋아졌다기보다는 수치상 재무상태가 좋아졌을 뿐이라는 게 자산재평가의 한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이 자본전액잠식을 해소할 만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규모 유상증자 역시 지금 상황으로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③ 감자 후 유상증자
기존 주주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들이 감자 후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이다.
기업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주식을 감자시킴으로써 자본금이 줄어든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 자금을 조달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기업이 감자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유상증자 소식이 더해지면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감자로 인해 주식 가치가 떨어진데다 유상증자로 인해 지분율까지 감소하는 이중고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감자나 감자 후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퇴출을 피할 방법이 딱히 없을 것"이라며 "다만 중소형 건설사들의 경쟁력이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유상증자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감자 등을 제외할 경우 채권은행단의 조치가 있지 않으면 살아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기업간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인수되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