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경영권 분쟁 중인 엔씨소프트(036570)(NC소프트)가 결국 넷마블게임즈를 백기사(白騎士)로 내세워 경영권 방어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17일 자사주 195만주(지분 8.93%) 전량을 넷마블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3911억원이다. 이에 앞서 16일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주식 2만9214주(지분 9.8%)를 3802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투자 업계는 엔씨소프트의 행보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의 대상이 된 기업이 제3의 우호세력을 찾는 전형적인 경영권 방어 전략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방어에 우호적인 주주를 백기사라고 부르는데, 넷마블이 백기사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를 사들여 백기사 역할을 하게 되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측 우호 지분은 18.88%까지 늘어나(김택진 대표 이사 지분 9.98% + 넷마블에 매각한 자사주 지분 8.9%) 넥슨이 보유한 총 지분율 15.08%를 뛰어 넘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진다.
자사주는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적인 제 3자를 확보해 자사주를 매각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엔씨소프트의 발빠른 행보에 노골적인 경영 개입을 천명했던 넥슨 측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넥슨코리아 측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넷마블 지분 매입 결정을 몰랐으며 매입 단가도 높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엔씨소프트의 넷마블 지분 매입, 넷마블의 엔씨소프트 자사주 매입은 각각 3802억원, 3911억원에 달하는 대형 거래이지만, 실제 오가는 현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 지분 인수를 위해 치른 대금으로 넷마블이 엔씨소프트 자사주를 사는 거래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이와 관련 17일 공동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공동기자간담회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게임스 의장 등도 직접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