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쌀 관세화가 시작됐지만 513%의 관세를 내고 국내에 수입된 쌀은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1월 쌀 수입량이 3만4190톤으로 전량 의무수입물량으로 수입됐다고 17일 밝혔다. 의무수입물량으로 수입된 쌀에는 5%의 관세만 적용된다. 513%의 관세를 내고 쌀을 수입한 경우는 없었던 것이다.

한국은 쌀에 대한 관세화 유예기간이 작년말로 종료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쌀 관세화를 시행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정해진 한국의 쌀 의무수입물량은 40만8700톤인데, 올해부터는 의무수입물량 외에도 한국 정부가 정한 관세만 내면 쌀을 국내에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정한 쌀 수입 관세율은 513%다. 당초 예상됐던 400%대의 관세율을 웃도는 수준이다. 2013년말 기준으로 513%의 관세율을 적용하면 중국산 쌀 가격은 80㎏당 52만2000원이 된다. 쌀값 자체는 8만5000원에 불과하지만 관세가 43만7000원이나 붙는다. 국산 쌀 가격이 17만5000원인 것에 비하면 3배나 높은 수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제 쌀 값이 오르면서 국제 쌀값 대비 국내 쌀값은 2005년 4~5배에서 2013년 2~3배 차이로 축소됐다"며 "앞으로 국제 곡물가격 상승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고율관세 확보시 쌀의 추가적인 수입물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화 시행 첫달에 의무수입물량 외에 추가적인 쌀 수입이 전무해 정부의 예상이 어느정도 적중한 모습이다. 한국보다 먼저 쌀 관세화를 시행한 일본이나 대만도 고율관세 덕분에 의무수입물량 이외의 추가적인 쌀 수입량은 연간 500톤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국의 높은 쌀 관세율에 대한 일부 국가의 반발과 탈세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호주 등 5개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의 쌀 관세율이 너무 높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한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쌀 수입시장이 개방됐기 때문에 쌀 수입 과정에서 탈세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관세청은 쌀을 통관전 세액심사품목으로 지정하는 등 쌀 탈세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