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기기 '기어VR'의 완성도는 80점입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업체 '오큘러스'의 모바일 제품 총괄 맥스 코언(Cohen·사진)은 자사가 출시한 첫 상용 제품에 대해 박한 점수를 줬다. 기어VR은 성인 남자 주먹 2개 크기의 안대 모양 기기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를 결합해 쓴다. 휴대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서나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도 쉽다.

그는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 아니고 첨단 기술을 즐기는 마니아나 개발자를 위한 제품이라서 100점을 줄 수는 없다"며 "그래서 '이노베이터 에디션(혁신가를 위한 제품)'이라고 부제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완성도가 더 높은 고성능 제품보다 기어VR을 먼저 출시한 이유는 뭘까. 코언 총괄은 "작고 가벼워 어디든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기어VR을 뒤집어쓰고 답답한 기내(機內)에서 전 세계를 둘러봤어요. 기어VR이 가상현실 경험을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오큘러스의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 를 사용자들이 체험해보고 있다. VR 기기는 마치 현실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줘 교육, 게임, 동영상 콘텐츠 등에 효과가 좋다.

그는 기어VR의 핵심 가치로 '360도 경험'을 꼽았다. 코언 총괄은 "영화는 관객의 시점이 카메라에 고정돼 있기 때문에 아무리 실감 나는 영상이라도 현장에 있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며 "기어VR을 쓰면 실제 그곳에 있는 것처럼 고개를 돌려 360도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몰입감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이제 막 출시된 기기라서 콘텐츠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그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기업이 가상현실 영화·게임·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픽사·드림웍스 등 대형 영화사를 비롯해 일본 게임사 DeNA 등이 VR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코언 총괄은 교육용 앱이 VR기기 보급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블루'라는 교육용 앱은 실제 스쿠버다이버가 촬영한 바닷속 모습을 보여준다. 기어VR을 쓰면 교실 안에서도 바닷속에 들어갔다 온 것과 비슷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우주를 체험하는 교육용 앱은 우주가 얼마나 광활한지, 태양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보여준다.

기어VR을 함께 만든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는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대기업이라서 둔한 조직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경험해 보니 민첩한 혁신 조직이었다"며 "우리가 페이스북에 인수되기 전부터 삼성은 30명 규모의 전담 팀을 구성해 협업할 정도로 과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VR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