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에는 설 연휴가 있어 취업자가 확 늘었는데 올해는 설 특수가 없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둔화됐다."
11일 통계청이 1월 고용동향을 발표하자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이 기자실로 내려와 예정에 없던 배경 브리핑을 열었다. 경제정책국장이 고용동향에 대한 배경설명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경제 위축으로 지난해 세수가 11조원 펑크나면서 증세니 복지구조개편이니 시끄러운 상황에서 그나마 정부가 자랑으로 내세우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34만7000명으로 20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이 국장은 "특이요인에 의한 취업자 증가효과를 제외하면 올해 1월 취업자 증가세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월별 특수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수치로 보면 전월에 비해 취업자 수가 7만6000명 늘어 지난해의 고용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있는 달은 도소매업이나 농림어업, 운수업, 음식숙박업 등 명절 관련 업종에서 일시적으로 일할 사람이 필요해 취업자 수가 증가한다. 작년 1월 수치를 보자면, 전년(2013년) 1월에 설 연휴가 없었는데 지난해에는 설이 1월에 있었다. 작년 1월에 설 연휴로 취업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비교대상인 전년 1월에는 설 연휴가 없었기 때문에 작년 1월 취업자 증가폭은 70만5000명으로 11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올해 1월에는 설 연휴가 없고 비교대상인 작년 1월에 높았던 기저효과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줄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그럼 올해 설 연휴가 있는 이번달(2월)은 신규 취업자가 늘어날까? 정답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지만 이번달 역시 '어렵다'는 것이 기재부의 전망이다. 이는 설 연휴와 고용동향 조사 시점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83만5000명이나 늘었다. 반대로 설 연휴가 있었던 전년(2013년) 2월 신규 취업자수는 20만1000명에 불과했다. 설 연휴가 있으면 설 특수를 누렸어야 했는데 반대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는 고용지표 조사 날짜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통계청 고용지표는 3만2000가구의 만 15세 이상 인구를 표본으로 정해 매달 15일이 포함된 일주일 동안 1시간 이상 일 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만든다. 그런데 2013년 2월에는 이 1주일의 조사기간에 설 연휴가 끼어 있었다. 설 특수로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효과는 보통 설 연휴를 앞둔 주에 발생하는데, 2013년에는 휴일이 있는 주에 취업 여부를 물어보니 그만큼 쉬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고용 조사기간 중 설 연휴가 끼었던 2010년 2월에도 취업자 증가폭은 12만5000명에 그쳤었다.
이런 영향으로 2013년 2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자 기저효과로 지난해 2월 취업자 증가폭이 확 늘었고 올해는 또 이때의 영향으로 취업자수가 주춤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달은 조사기간인 15일이 있는 주에 설 연휴가 3일 모두 들어 있어 취업자가 더 크게 줄어들 뻔 했다. 그러나 이런 왜곡현상을 막기 위해 통계청이 2013년 조사기간 중 휴일이 3일 이상 끼어 있으면 조사기간을 한 주 당기기로 조사규칙을 바꿨다.
이처럼 기재부는 설 연휴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달 고용지표가 안 좋았고 이런 효과를 제외하면 고용 호조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에는 기재부가 고용지표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컨대 기재부는 고용률과 실업률이 같이 오르는 것을 보며 "경기가 좋아져 취업에 기대감을 품은 비경제활동 인구들이 취업에 도전하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같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삶이 팍팍하니 집에서 쉬던 사람들까지 취업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성·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5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1.7%포인트 오르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집에서 쉬던 50대 여성이 생활전선에 나서는 상황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설 연휴로 인한 기저효과도 분명히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취업자 증가세는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