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가 그 티볼리에요? 꼭 수입차처럼 생겼다. 실내도 생각보다 넓고 트렁크도 크네요."

티볼리 모습

지난 7일 오후 1시경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 도립공원 인근 식당에 티볼리를 주차하자 식당 앞에서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 4~5명이 몰려들었다. 티볼리 안과 밖을 살펴본 사람들은 "실제로 보니 더 괜찮은 거 같다"며 "이 차가 2000만원 전후라면 살만하다"고 평가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직접 차를 타보니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라는 느낌이었다.

기대보다 양호한 주행성능…"이 가격에 없는 게 없네"

쌍용차는 지난달 13일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했다. 4년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완전 신차다. 쌍용차가 3년여간 공들여 개발한 e-XGi160 가솔린 엔진(1.6L)이 장착돼 최고 126마력의 힘을 낸다. 일본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티볼리 내부 모습

티볼리는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는 이달 10일 기준으로 8000대 계약을 돌파했다. 지난달 13일 출시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의 기록이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업체 베스트셀링 모델인 포터가 한달에 8860대 팔린 것을 비교하면 고무적인 기록이다. 올해 쌍용차의 티볼리 판매 목표(3만5000대)의 3분의 1을 벌써 달성한 셈이다.

티볼리를 지난 7~8일 서울 도심 일대와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 국립공원까지 왕복 400km가량 직접 몰아봤다.

우선 주행성능은 합격점을 줄만했다. 시속 80km 이하 시내·자동차 전용도로 주행에서는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경쟁모델보다 낮은 16kg·m의 토크(엔진이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힘, 순간 가속력)에도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강했다. 차체 바닥이 단단해 세팅돼 체감속도는 더 빠르게 느껴졌다.

티볼리 뒷모습과 뒷좌석

쌍용차 고질병이었던 변속기 문제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아이신 변속기는 속도에 따라 민첩하게 반응했다. 평지에서 갑자기 경사가 30도 정도 되는 언덕길로 바뀌어도 변속 충격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양하게 장착된 편의장치 역시 티볼리의 매력 포인트다. 티볼리는 요즘 나오는 차들이 가진 웬만한 편의장치를 다 갖추고 있다. 고속 주행 시 일정 속도로 주행하는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주차 시 도움을 주는 후방 카메라, 전·후방 센서, 앞·뒤 좌석 열선 시트, 운전석 통풍시트 등이 대표적이다. 전체 주행거리에 대한 연비가 표기되고 차를 타고 내릴 때 웰컴 시그널도 나온다. 6가지 색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계기판, USB 케이블 커넥터, 총 7개의 에어백 등도 장착됐다.

티볼리 가격은 TX 수동변속기가 1635만원, TX 자동변속기 1795만원, VX 1995만, LX 2220만~2347만원이다. 가격대를 고려하면 다양한 옵션이 장착된 것은 강점이다.

티볼리는 차체와 지붕을 다양한 색상으로 조합할 수 있다

SUV라는 특성상 초보 운전자라도 높은 시야에서 수월하게 운전할 수 있다. 실내공간도 넓다. 차체는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 QM3보다는 크고 한국GM의 트랙스보다는 작다. 하지만 실내공간(축거·바퀴와 바퀴 사이)은 트랙스보다 더 넓다.

천장이 운전석 부분은 높고 뒷부분은 낮은 형태라 키 186cm인 기자가 운전석에 앉아도 머리가 닿지 않았다. 트렁크 역시 골프백 3개를 넣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 허리를 받쳐주는 운전석도 강점이다. 뒷좌석에 동승한 사람들도 안락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연비의 경우 가솔린 모델로는 준수한 편이었다. 공인연비는 L당 12km(자동변속기 기준)로 3등급이다. 실제로 약 400km 가량 주행해보니 공인연비보다 높은 13.4km 정도가 나왔다. 고속도로 주행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수한 편은 아니다.

고속 주행 시, 소음·주행 성능 등 단점 나타나

반면, 시속 100km 이상 고속주행에서는 티볼리의 단점들이 보였다. 우선 소음이 심하다. 바닥을 타고 들어오는 도로 소음과 바람 소리가 크다. 깜빡이를 켜서 차선을 바꾸려 할 때 깜빡이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다. 고속주행에서는 힘이 부족한 모습도 종종 나타났다. 가속을 위해 페달을 밟으면 '우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RPM 바늘은 올라가지만, 제대로 속도를 내지는 못했다.

티볼리 차체 주요 부분 모습들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티볼리는 매력적인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중 선보일 티볼리 디젤 모델이 이런 고속주행 시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면, 쌍용차는 부활의 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판매량 추이는 쌍용차 창사 이래 가장 빠른 반응"이라며 "설 연휴 전까지 누적계약대수가 9000대, 월말까지는 1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