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일본법인(이하 넥슨)이 6일 공개한 주주제안서에서 엔씨소프트(036570)(NC소프트)의 실질주주명부 열람도 요구했다.

넥슨은 "올 3월 엔씨소프트 주주총회 안건과 관련해 다른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을 위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2월 10일까지 주주 현황을 알 수 있는 실질주주명부를 제공해주거나 넥슨이 열람 혹은 복사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요청하겠다는 것은 주총 표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면서 "이번에 넥슨이 공개적으로 밝힌 여러가지 요구 중 가장 강력한 표현이었다"고 평가했다.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지면, 우호 주주를 포섭하는 사전 정지 작업이 중요하다.

실질주주명부에는 주주 연락처가 있다. 넥슨이 각 주주들에게 연락해 회사(엔씨소프트) 가치를 제고할 테니, 넥슨 측에 의결권을 위임하라고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14.68%를 보유한 넥슨일본법인이다. 여기에 또 넥슨코리아가 지난해 10월 지분 0.4%를 추가로 산 점을 감안하면, 넥슨의 총지분율은 15.08%에 이른다.

2대 주주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로 지분율이 9.98%다. 그 다음으로는 국민연금관리공단 지분율(6.88%)이 높다.

외국계 자산운용도 엔씨소프트 지분이 꽤 많다. 톰슨로이터가 1월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블랙록 자산운용, JP모간 자산운용(홍콩)의 지분율이 각각 1.37%, 1.03%이며 뱅가드, 노지스뱅크도 각각 0.98%의 지분을 들고 있다.

이밖에 삼성자산운용(0.92), 서머셋 캐피털 매니지먼트(0.73), 한국투자신탁운용(0.51), 디멘셔널펀드어드바이저스(0.42) 등도 엔씨소프트의 주요 주주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NXC 사장(왼쪽),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오른쪽)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국민연금과 국내외 자산운용 기업을 우선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의 경우, 회사 분쟁이 생겼을 때 '주주 전체의 이익을 반하지 않는 한 중립을 지킨다'는 원칙을 지키는 편이다.

눈여겨 봐야 대목은 넥슨이 이번 주주 제안서에서 엔씨소프트 자사주 8.9%를 소각할 것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넥슨은 표면적으로는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주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넥슨의 속내는 다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엔씨소프트가 우호적인 제 3자를 확보해 자사주를 매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측 우호 지분은 18.88%까지 늘어나(김택진 대표 이사 지분 9.98% + 제3자에게 매각한 자사주 지분 8.9%) 넥슨이 보유한 총 지분율 15.08%를 뛰어 넘게 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넥슨은 향후 표 대결까지 치밀하게 고려해 엔씨소프트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넥슨의 자사주 소각 요구는 경영권 분쟁이 극에 달할 경우에 대비해 불리한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