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用) '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를 하나로 합친 세계 최초 고성능 통합 기억 장치 '이팝(ePoP)'〈사진〉을 본격 양산한다고 4일 밝혔다. 이팝은 다음 달 공개 예정인 삼성전자의 차세대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들어가는 것이 확실시되는 주요 부품이다.

D램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 자료를 읽고 쓰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하지만 전력 공급이 끊어지면 저장된 데이터도 모두 지워진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응용프로세서(AP)가 자주 쓰는 데이터를 임시로 담아 두는 데 쓴다.

낸드플래시메모리는 D램에 비해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는 느리다. 하지만 전원을 차단해도 저장된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 쓴다. 정리한 자료를 보관하는 자료철과 비슷하다. 흔히 '64기가 모델'이라고 하는 말은 스마트폰에 64기가바이트 낸드플래시메모리가 장착돼 있다는 뜻이다. 64기가바이트는 초고화질 영화 7~8편을 저장할 수 있다.

이팝은 이처럼 성질이 서로 다른 데이터 저장 장치를 하나로 합쳐 기존 제품보다 스마트폰 내부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40%가량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더 얇고 작게 만들 수 있다.

이팝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사용 시간도 늘릴 수 있다. 반도체는 클수록 전기를 많이 쓰는데, 이팝은 크기를 줄이면서 배터리 소모량도 함께 줄였다. 또 기존 반도체가 차지하던 공간에 배터리를 더 넣어 사용 시간을 늘렸다.

이번에 양산을 시작한 스마트폰용 이팝은 3기가바이트 D램에 32기가바이트 낸드플래시를 합친 제품이다. 최신 고성능 64비트 AP가 처리하는 막대한 데이터를 받아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PC용 제품과 비슷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낸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