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68년생) NXC(넥슨의 지주회사) 사장은 중학교 3학년 때 자기 컴퓨터를 가졌다. 개인용 컴퓨터가 드물었던 1980년대 초였다.
김 사장은 자연스레 ‘공돌이’가 됐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이다.
그와 같은 학과 동기생(86학번)이 넥슨 공동 창업자인 송재경(67년생) 현 엑스엘게임즈(XL게임즈) 대표와 네이버(전 NHN) 창업자인 이해진(67년생) 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다.
세 사람의 인연은 카이스트(KAIST) 대학원에서도 이어졌다.
김 사장은 1991년 대학 졸업 후 카이스트 전산학 석사 과정에 들어갔다. 한 해 먼저 졸업한 송재경 대표와 이해진 의장이 이미 카이스트에서 같은 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세 사람은 대전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동고동락했다. 김 사장과 이해진 의장은 같은 방에서 함께 생활한 룸메이트였다.
김 사장은 네이버 초기 시절 거금을 투자할 정도로 이해진 의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NXC의 네이버 지분율은 2007년 6월 5.21%였으나 2010년 1월에는 4.03%로 떨어졌다. 이후 2012년 NXC는 네이버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김 사장과 이해진 의장의 옆방에는 송재경 대표와 넥슨 초기 멤버로 개발 이사를 지낸 김상범(카이스트 전산학 86학번) 현 이오지에프파트너스 대표가 있었다. 김 사장은 1994년 ‘개발 천재’로 불리는 송재경 대표와 손잡고 넥슨을 창업했다.
1980년대 중·후반 대학 시절을 보낸 공학도들은 한국 인터넷·게임 산업을 일군 벤처 1세대로서 끈끈한 인연을 맺어왔다.
김범수(66년생) 현 다음카카오이사회 의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으로, 그가 1998년 창업한 한게임은 2000년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컴과 합병했다.
이재웅(68년생)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도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86학번이다. 이재웅 전 다음 대표는 학창 시절 이해진 의장과 같은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았으며 이해진 의장의 창업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의 경영 참가 선언으로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엔씨소프트(036570)창업자 김택진(67년생, 서울대 전자공학 85학번) 대표는 김 사장의 대학 1년 선배다. 김 사장은 사석에서 김택진 대표를 형이라 불러왔다.
김 사장과 김택진 대표, 이해진 의장, 김범수 의장, 이재웅 전 다음 대표는 지난해 공동 출자를 통해 벤처 자선회사 ‘C 프로그램’을 설립했다. 이들은 C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과학인과 단체, 기업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