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담뱃값이 올랐음에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담뱃값 인상 요인을 제외하면 물가상승률이 0.2%를 기록한 셈이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정부는 원자재 가격 하락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0.8% 올랐다. 전달(0.8%)에 이어 1%를 밑도는 물가 수준을 보인 것으로, 1999년 9월(0.8%)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1999년은 외환위기 이후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2000원 수준에서 1100원대로 급락하면서 생산자물가가 하락해 소비자물가가 낮아진 이례적인 시기였다.
정부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최근의 저물가 상황을 설명한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담뱃값 상승과 마찬가지로 석유류 및 도시가스 가격 하락도 1월의 특이 요인이었다"며 "석유류와 도시가스의 물가 하락 기여도는 1.2%포인트로, 담뱃값 상승 기여도(0.6% 포인트)의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담뱃값이 올랐어도 국제 유가가 더 떨어졌기 때문에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디플레 위험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지금 상황으로 가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작년(1.3%)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며 "낮은 물가상승률에 맞는 통화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