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별 건강보험료(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이 중단 일주일만에 재추진된다. 정부의 일관성없는 입장 발표라는 논란이 예상된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중단이 아니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올해 안으로 누가, 얼마나 건보료를 더 내야 하는지 시뮬레이션하겠다"고 말했다.
소득별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건보제도 개편의 오랜 숙원이었다. 소득이 전혀 없는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보다 건보료를 더 납부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자수익 등의 소득이 많은 직장인은 급여만 기준으로 건보료가 책정되고 있다.
정부는 2013년 7월 이규식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소득별 건보체계 개선기획단'을 꾸렸다. 새 개편안에 따르면 전체 지역가입자 80%인 600만 세대의 건보료가 지금보다 낮아진다. 급여 외에 추가 소득이 많은 일부 직장인과 연금 소득이 많은 고소득 피부양자 등 45만세대는 건보료가 인상된다.
기획단은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4~5월 최종안을 낼 계획이었다. 기획단의 1년 6개월간의 논의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이유는 청와대 때문이었다. 담뱃값 인상에 연말정산으로 증세 논란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가 건보료 인상을 막은 것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청와대를 다녀온 직후 "올해 안에 건강보험료 개편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규식 위원장은 "하루 아침에 논의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다"며 2일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는 1년 6개월간 11차례의 전체회의를 통해 논의된 건보 부과체계 개편방안을 하루아침에 무산시켰다"며 "부자감세와 서민증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연내 재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없다"며 문 장관과 다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