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032830)이 올해중 설립을 추진중인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에 본사 영업 인력 일부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고객 상담 업무 등을 했던 삼성생명 직원 600명이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로 이동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삼성생명의 이 같은 움직임은 GA(키워드 참조)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본사 인력을 축소하는 인력 구조조정도 병행해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30일 복수의 삼성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영업채널의 다양화와 효율화를 위해 올해 안에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생명은 국내 보험사중 가장 많은 3만명 수준의 보험설계사(FC)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보험설계사 판매 조직과 갈등을 빚을 수 있는 별도의 영업 조직인 자회사형 GA를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해 왔으나 설립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와 별개로 박리다매(薄利多賣)로 보험을 팔기 위해 판매채널을 자회사로 떼어내기로 했다"며 "본사 직원 5700명 가운데 영업관리를 맡고 있는 2700명 중 70여명이 자회사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자회사형 GA에 영업 성과가 좋지 않은 일부 직원을 위로금을 주고 보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사 관리 인력 70여명 외에 GA 소속 설계사 규모는 1500~2000명으로 잡고 있다.
삼성생명은 자사 소속 설계사 조직과는 별도로 2000년대 초반부터 대형 GA들과 계약을 맺고 자사 보험상품을 판매해 왔다. 다만 설계사 조직이 약한 중소형 보험사에 비해선 GA를 통한 보험 판매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대형 GA들이 중소형 보험사 상품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높여감에 따라 삼성생명이 아예 자회사형 GA를 세워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30.6%였던 GA 초회보험료 판매비중은 지난해 36%를 넘어섰다. 앞서 이달 초 국내 빅3 생보사 중에서 처음으로 한화생명이 자회사형 GA인 '한화금융에셋'을 출범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삼성생명의 자회사형 GA 설립은 본사 인력 축소를 위한 목적도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5월 임직원 6700명 중에서 1000여명의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00명 가량이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로 이동했다. 희망퇴직 인원은 100명이었고, 300여명 정도의 사원·대리급 직원은 삼성전자, 삼성화재, 호텔신라 등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생명은 저금리 장기화로 역마진 우려가 커지면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시장금리가 높았던 2000년대 전후에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대형사들은 전체 자산의 50% 가까이가 확정금리형 상품이다.
삼성생명은 오는 3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직제를 '사원-선임-책임-수석'으로 줄일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화재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그룹 차원에서 적용한 직급체제 개편안을 적용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이미 자산·상품부서에서 이 같은 체계로 가고 있던 것을 전사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직급 단계가 많으면 보고 체계가 많아지기 때문에 단순화하자는 취지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Ganeral Agency)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파는 독립 대리점. 일종의 보험 백화점으로 2000년대 초반 등장하기 시작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험사에서 나온 전속 설계사들이 GA업계로 이동하면서 보험사의 주요 판매 채널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보험 업계의 '갑(甲) 중의 갑'으로 성장하면서 거래 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GA는 총 4618개로 소속 설계사는 17만9594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