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28일 금융위원회의 '은행권 혁신성 평가' 순위 공개와 관련, 기술금융을 키우려는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순위까지 매겨가며 '줄세우기' 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특히 기술금융 실적 경쟁을 과도하게 부추기는 것은 오히려 미래의 부실을 양산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 평가 기준이 규모가 큰 은행일수록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인데다 은행별로 영업 구조와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이번 혁신성 평가에서 8개 일반은행 중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위, 2위를 차지한 반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7위와 8위로 최하위였다.
시중은행 한 부행장은 "지금까지 시중은행들이 늘려온 대출이 엄밀한 의미에서 기술금융이었나 세밀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며 "올해를 기술금융 대책의 2년차로 본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기술 역량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금융이 실질적인 역할이 될 수 있게끔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기술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기술평가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쌓기 경쟁이 자칫 부실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이러한 부실을 우려해 지난해 기술금융 실적 8조9000억원중 65% 가량을 기존 거래 기업에 대출하는 편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보력은 없지만 우수한 기술이 있는 창업 초기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기술금융의 취지와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금융위는 내년부터 은행권 혁신성 평가를 임직원 성과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술금융이나 보수적 금융 관행 개선 등 부문에서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성과 평가에서 가점을 줘 더 많은 성과급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금융당국이 은행의 업무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안다면 이러한 대책이 나올 수는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입력 2015.01.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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