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종규

2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미아역에서 종암동으로 이어지는 왕복 6차선 '도봉로'. 3㎞ 남짓되는 이 도로에 메르세데스 벤츠·렉서스·폴크스바겐·BMW·포드 같은 고급 수입차 전시장 6곳이 차례로 보였다.

미아동 삼양입구 사거리 BMW 전시장 맞은 편에는 '아우디 고진모터스 미아 전시장 오픈, 영업사원 신규 채용 모집'이라는 현수막이 보였다. 아우디 미아 전시장은 올 4~5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강남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수입차 매장이 있는줄 알고 방문을 한다"며 "(서울에서 아직 개척하지 못한 지역을) 남들보다 먼저 공략하기 위해 미아에 전시장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 미아동이 '수입차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서울 강남 지역에서 시작돼 용산으로 확산된 수입차 전시장이 북진한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해 거점 지역 중심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미아가 강북의 발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아동에 위치한 아우디 임시 전시장(위)과 BMW 전시장(아래) 모습

◆수입차 대중화 바람 타고 강북에도 전시장 확대

국내 수입차 시장은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수입차 판매가 19만6359대로 2013년 대비 25.5%나 늘었다. 이는 FTA, 개소세 인하 영향으로 수입차 가격과 국산차 가격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소비자들의 수입차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미아동은 성북동·평창동과 같은 전통적인 부촌 고객과 의정부·포천·동두천·길음 뉴타운과 같은 신흥시장 고객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미아동 일대가 2000년대 중반부터 뉴타운 개발에 들어가 새로운 거주자들이 2010년부터 입주했다"며 "뉴타운에 입주한 주민의 소득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수입차 전시장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아 수입차 거리에 가장 먼저 들어선 것은 BMW다. BMW 강북전시장을 운영하는 한독모터스는 이곳에 2003년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는 한 달에 약 90대가 팔린다. 도산대로에 있는 BMW 전시장이 한 달 200대 정도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규모는 적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안상혁 한독모터스 세일즈 팀장은 "최근 의정부, 포천, 동두천을 포함해 최근 새롭게 부촌으로 떠오른 남양주 별내 지역 고객의 방문이 많다"고 말했다.

◆비강남권 공략 나서…신규 고객 사냥

최근 수입차 업체들은 포화 상태인 강남 지역 대신 신규 수요가 많은 비(非)강남권을 공략하고 있다. 구매력 있는 잠재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서울 강남권은 이미 수입차 영업망이 탄탄해 새로 매장을 열어도 판매량을 늘리기 어렵다. 실제로 BMW그룹 코리아가 올해 개점 예정인 서비스센터 19곳 중 15곳은 경인지역 혹은 지방이다.

미아 지역의 경우 지난해 메르세데스 벤츠와 렉서스가, 2013년에는 포드와 폴크스바겐이 전시장을 선보였다. 수입차 업체들은 전시장이 서로 모여있어야 판매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과 난다고 말한다. 고객이 여러 브랜드를 볼 수 있어야 최종 구매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미아쪽은 강북지역에 떠오르는 새로운 소비지구로 성북동과 같은 전통적인 부촌과 신흥시장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꾸준히 방문객이 늘어 강남 지역 전시관과 판매대수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렉서스 관계자는 "수입차가 과거에는 강남이나 삼성동과 같은 특정 지역에만 집중됐지만,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수입차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개인 구매의 경우 서울(3만717대)과 경기(3만2409대)가 비슷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