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왕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22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한한 왕양(汪洋)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 및 경제단체 대표들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과도 24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총리는 대외경제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왕 부총리와 중국 내 투자 및 중국 정부와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3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왕양 부총리와 만났다. 참석자들은 삼성의 중국 내 사업과 관련해 중장기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 부회장은 “한·중 두 나라의 인적 교류가 늘어나면서 신라호텔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테마파크를 찾는 중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 지방 정부 및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한중 교류 활성화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왕 부총리는 지난해 2월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이 부회장과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 등을 만나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 등 삼성의 중국 투자 및 협력 문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어 왕 부총리는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을 방문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박성진 삼성전자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서울상의 회장단과 환담을 나누었다.

박용만 회장은 왕 부총리에게 “한·중 FTA 협상이 타결되면서 양국간 경제협력 기회가 더욱 늘어났다”며 “IT(정보기술), 바이오, 에너지 등 미래성장동력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왕 부총리는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및 주요 기업인들과 오찬을 갖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전경련 부회장)이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GS 회장)을 대신해 왕 부총리를 맞는다. 이날 행사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및 기업 고위 임원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4일 별도 회동을 가진다. 왕 부총리와 LG는 왕 부총리가 광둥성 서기로 재직하던 지난 2008년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에 4조원을 투자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장을 건설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도 이날 단독 회동을 갖는다. 회동 장소는 신라호텔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