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세입자들의 전셋집 구하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연초부터 전세금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엔 서울의 전세금 상승세가 경기·신도시 등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산할 조짐도 나타난다.
전세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는 올해 아파트 입주 일정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새 아파트가 대거 완공되는 시기에는 국지적(局地的)으로 전세 공급이 늘면서 시세가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 규모가 23만6788가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24만7702가구)보다 약 1만 가구 정도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경기 화성(1만9097가구)·남양주(6211가구)시를 비롯해 예년 이상 규모의 입주가 예정된 지역도 많이 있다.
◇교통 개선되는 동탄2·남양주신도시
서울 강남권에서 올해 아파트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경우 경기 화성시의 새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동탄2신도시에서만 올 한 해 1만2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달부터 '계룡리슈빌' '금성백조 예미지'를 비롯해 5개 단지에 총 2802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동탄2신도시는 현재도 광역 버스로 서울 강남까지 40분 만에 이동할 수 있고, KTX 동탄역이 개통되면 이동 시간이 더욱 단축된다. 화성시 'B부동산' 직원은 "현재는 인근 동탄1신도시의 전세가율(매매가격대비 전세금 비율)이 80%를 넘을 만큼 전세난이 심각하지만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전세 시세가 다소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10월 호평동 '대명루첸'(1130가구)과 12월 별내동 '별내푸르지오'(1100가구)를 비롯해 하반기에만 5000가구 입주가 몰려 있다. 남양주시는 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 구간인 '별내선'이 올해 말 착공 예정으로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도 5월 이후 공공분양·임대주택 위주로 6200가구가 완공될 예정이다. 다만 공공 분양 단지는 계약자가 입주 초기에 의무적으로 살아야 하는 조건이 있어 당장 전세주택 공급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서울 서대문 4300가구… 부산·대구도 물량 풍부
서울은 새 아파트 입주 규모가 작년의 55% 수준인 2만 가구 정도에 그친다. 재건축 아파트들의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이주 수요가 더욱 늘어나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그런 가운데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10월 입주하는 'DMC가재울뉴타운4구역'은 올 한 해 서울 전체 물량의 20%인 4300가구 규모 대단지로 전세난 해갈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강남구에서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1608가구 규모의 '래미안 대치청실' 아파트도 9월부터 새 주인을 맞는다.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1164가구)는 4월에 완공된다.
대구에서는 2~3년 분양한 아파트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주에 들어간다. 올 한 해 동안에만 신규 아파트 1만3200가구가 입주한다. 1월 대구 달서구 '대구월배아이파크'(1296가구)를 비롯해 대단지도 상당수다. 부산(1만6668가구)과 세종시(1만7069가구) 역시 입주 물량이 풍부하다. 반면 대전(3678가구)·광주광역시(4650가구) 입주 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서울 입주 아파트가 줄지만 2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고 있고 지하철 연장 등 인프라 개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전세난 해소에 긍정적"이라며 "정부가 강남권 아파트 이주 시기 조정을 검토하는 것이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