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자주 보는 대학생 이하은씨(26)는 1분이 넘는 동영상은 절대 보지 않는다. 1분 안에 ‘빵 터지는’ 포인트(가장 재밌는 부분)가 없으면 뒷부분도 재미없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긴 동영상일수록 데이터 요금도 많이 나와서 더더욱 짧은 동영상을 찾게 된다.

제일기획이 지난해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13~59세 남녀 2000명을 조사한 결과 미디어를 소비하는 행태가 15분 이내로 짧게 즐기는 이른바 ‘스낵컬처’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스낵컬처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한입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과자처럼 출퇴근 시간 같은 자투리 시간에 즐기는 문화를 뜻한다. 1분여 짜리 짤막한 동영상이나 바로바로 넘기며 볼 수 있는 웹툰ㆍ웹소설이 대표적이다.

제일기획은 스마트폰이 널리 사용된 것이 스낵컬처가 퍼지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음악ㆍ동영상 같은 문화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여러 미디어를 동시에 쓰는 ‘미디어 멀티태스킹’ 경향도 나타났다. TV를 보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는 식이다. 전체 조사 대상 중 67.8%가 2개 이상의 미디어를 동시에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이제 한 시간짜리 TV 프로그램을 쭉 앉아서 보는 대신 중 재밌는 부분만 편집해 인터넷에 올리는 게 대세”라며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문화 콘텐츠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