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 방안을 보고 건설사 취재원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대박이네요. 이번에 정부가 건설사 확실히 밀어주는데요."

정부가 연간 4000억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관리업을 민간에 전면 개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설사가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탁, 청소, 이사, 육아 등 종합 주거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 돌아온 답은 예상과 달리 시큰둥했다.

"건설사 주가를 보면 알잖아요. 대박은 무슨."

실제 이날 대다수 건설사의 주가는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엄청나게 좋은 호재라면 관련 업종인 건설사 주가가 올라야 정상인데, 시장에선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취재원은 건설업체의 기업형 임대주택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상세하게 털어놨다. 우선 그는 대형건설사들은 주택 사업 비중이 20% 미만이라 임대주택진출이 경영에 큰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업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수익률이 1%에서 5%로 올라 사업성이 크게 좋아질 듯하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속 빈 강정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사업시행자의 세후 수익률이 5%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건설 임대사업의 예상 수익률은 약 3%. 금융비용·세금 등을 고려한 민간 건설사의 세후 수익률은 1% 중반에 그친다.

정부는 이번에 우선 용적률 완화로 2.1%포인트가 높아지고, 공공택지를 10% 이상 싸게 공급함으로써 1%포인트가 더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런 셈법에 따라 이전 1% 중반에 그쳤던 전체 세후 수익률이 5% 수준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수익률보다 회수기간이 긴 점을 더 걱정한다. 임대사업의 경우 당장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회수 기간이 길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 건설사가 수도권에 600억원을 들여서 가구당 2억원씩 3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지었다고 하자. 국토부 시나리오인 수도권 보증금 6000만원에 6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건설사가 300가구에서 8년 동안 임대료로 172억원을 받는다.

보증금은 180억원이다. 임대료를 매년 5% 인상하더라도 10~15년은 운영해야 본전을 뽑아낼 수 있다. 물론 임대가 모두 완료된 것을 가정했을 경우다.

기존 아파트 분양사업의 경우 건설사가 투자비의 5~10%까지 남긴다. 아파트 완공 이후에는 전부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물론 기업형 임대주택도 8년 뒤 건설사가 분양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시기에 투자금 회수가 일시에 가능하지만, 헌 집 분양이 얼마나 잘 될지는 미지수다.

건설사들이 임대주택 사업장으로 생각하는 곳은 대부분 사업성이 떨어져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부실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입지가 좋은 곳은 분양하면 된다.

정부가 임대주택 사업장으로 제시한 시·구유지와 공공기관 지방 이전 종전 부지 등 도심의 입지가 좋은 곳은 행복주택과 사업지가 겹쳐 기업형 임대주택을 지을 곳이 많지 않다.

문제는 더 있다. 예전에는 주택을 8년 정도 보유하면 집값이 오르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주택 거래도 부진하고, 오를 것이란 보장도 없다. 자칫 분양도 안 되고 애물단지로 남을 가능성도 큰 셈이다.

건설사 임원은 통화를 마무리하면서 진짜 속내를 드러냈다.

"똑똑한 건설사라면 제대로 된 사업장에는 임대주택을 하지 않는 게 정상이죠."

정부의 기업형 주택 임대주택 정책 자체는 신선한 면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업자의 입장에서 정책의 실효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