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6시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태양산업 부탄가스 제조공장에서 일어난 화재로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선 가운데 부탄가스 폭발 및 화재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휴대용 부탄가스 연료통 제조 공정의 위험성이 다시 거론된다.
부탄(C₄H₁0)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정제할 때 나오는 석유제품이다. 정제과정에서 또다른 석유제품인 프로판과 같이 생산된다. 두 물질이 섞인 상태에서 액화해서 판매하는 것이 액화석유가스(LPG)다. 이를 분리해 따로 판매하는 것이 연료용 부탄 가스다.
부탄가스는 끓는점이 섭씨 영하 0.5도이고 5기압 정도로 압력을 가하면 액화된다. 이 때문에 손쉽게 휴대용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프로판보다 화력이 강해 1980년대 이후 휴대용 연료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이용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가정용 보조연료가 주 용도였지만, 최근에는 식당에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소형 부탄가스 연료통의 국내 시장규모는 한해 2억2000만개로 4억~5억개 정도 전세계 시장 규모의 절반 이상이다.
부탄은 밀도가 L당 2.4g로 공기 밀도(L당 1.2g)보다 낮아 한 번 누출되면 공기 밑에 낮게 깔려 쌓이는 데다, 쉽게 인화돼 폭발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부탄 가스 관련 안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한국가스안전협회 집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발생한 가스안전사고 651건 가운데 73.0%(475건)가 LPG나 부탄가스 관련 사고 였다. 지난해 2월 인천 부평구 자동차용 LPG 충전소에서 자동차가 충전 후 충전호스 미분리 상태에서 출발해 가스가 누출된 사고가 있었다. 11월 경상남도 진주시 LPG 저장시설에서는 저장시설 개방 공사 중 지면에 쌓인 LPG가 미상의 점화원에 의해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및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출하장·인쇄장·제품창고 등이 주로 불에 탄 것을 보면 전기 합선 및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벌어진 뒤 부탄가스 캔이 쌓여 있는 창고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 같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한 대륙제관의 경우 지난 2006년 충남 아산시 소재 제조공장에서 불이나 50만개의 부탄가스 캔이 폭발하고, 6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다. 대륙제관 관계자는 "태양산업의 이번 화재는 2006년 대륙제관에서 발생했던 사고와 유사한 형태"라며 "내구성이 약한 부탄가스 캔 일부가 파손돼 창고에 부탄가스가 유출됐다가, 한 번에 인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통 220그램(g)으로 포장된 부탄가스 캔은 화재에 노출되면 캔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4~5m 높이 화염를 내뿜으며 폭발한다. 특히 폭발과 함께 용기 파편이 흩어지면서 다른 부탄가스 캔을 파손, 연쇄 폭발을 일으킨다.
전문가들도 소형 부탄가스 연료통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동윤 서울여대 화학과 교수는 "석유화학제품 생산 시설 안전관리 등은 기본적으로 이뤄져 있지만, 부탄가스 제조공장의 경우 생산한 가스 연료통 관리가 허점"이라고 전했다.